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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예절] 운전중 통화 대형사고 부른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견인차를 매단채 애인과 통화를 하며 외곽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맞은편. 한 사내가 운전을 하며 시거를 물고, 휴대전화로 목소리를 높인다. 상담이 잘 안된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흥분한 그는 물고 있던 시거를 놓친다. 계속 전화를 하고 시트에 떨어진 담배불은 걱정이 되고, 흥분은 엑셀레이터에 힘을 더하게 하고. 결국 핸들을 틀던 그는 중앙선을 침범하게 되고, 맞은편에서 일을 끝내고 애인과의 즐거운 만남을 꿈꾸며 달려오던 견인차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웨슬리 스나입스가 정보기관의 민완 정보원으로 나오고, 토미 리 존스가 연방경찰로 나오는 영화 「도망자II」는 이렇게 시작된다. 사고가 나기 직전의 상황을 정리해 보자. 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운전을 하면서 「흡연」을 하고, 「이동전화」를 했다. 게다가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영화가 장면의 흐름에서 「당위성」을 생명으로 한다고 볼 때 사고는 너무나 당연하고, 필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몇배 높아진다는 통계가 전세계에서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10여개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또 한손으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히 핸들조작이 서투르게 되고, 상대의 목소리에 신경을 쓰다 보면 주의력도 산만해 지게 된다. 실험에 따르면 이동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3~4초. 이 경우 차량 속도를 감안하면 50M~70M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의 한 통계자료를 보면 휴대전화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전체의 0.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주운전, 과속, 차선위반 등의 사고원인과 맞멎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에 따르면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정상적인 운전자에 비해 사고 위험이 4배나 높다고 한다. 이동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사고를 내겠다고 작정하는 것과 같다는 것. 그래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여러나라에서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로여건이나 자동차 문화, 통신문화가 일본보다 낫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보다 더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로교통안전협회가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운전자의 30%가 휴대전화 사용도중에 사고가 날뻔했거나 사고를 경험했다고 응답, 휴대전화 사용과 교통사고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차량 내 이동전화가 초래하는 위험은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통신문화의 부재다. 이동전화가 갖고 있는 위험성이나 사회적 손실에 대한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동차 문화의 부재로 연간 1만명에 이르는 귀중한 목숨이 사라지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과시욕이 아닐까. 미국에 카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의 실화 한토막. 당시 자동차 안에서 카폰으로 전화를 거는 것은 「성공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차량에 전화를 설치했고, 이동중에 보란 듯이 전화를 걸었다. 바로 이점에 착안해 한 주부가 기발한 상품을 내놓았다. 외양이 카폰과 똑같고, 안테나도 설치할 수 있는 「가짜 카폰」을 만든 것. 이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그 주부는 하루아침에 부를 움켜쥐었다. 겉치레에 신경을 쓰는 현대인들의 심리에 씁쓸한 미소를 짓게하는 우화 한토막이다. 스스로 이런 겉치레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차에 오르면 전화기를 끄고, 꼭 통화를 해야할 경우라면 걸려운 전화는 간단히, 걸때는 차를 세워놓을 때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전화를 거는 것은 평상시 보다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4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운전중 전화는 사고를 내겠다는 「각오」가 아닌한 피해야 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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