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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100억 배당 요구… 금융위기 이후 최대규모

빚더미 공기업 쥐어짜 나라곳간 채우겠다고?

정부가 재정확충을 구실로 공공기관들에 사상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요구했다. 올해 정부가 출자한 공공기관에 요구한 배당금 총액은 6,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8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터에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빚더미에 앉은 공공기관들을 쥐어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7개 정부출자기관들에 배당성향을 통보했으며 다음달 말까지 배당금을 국고로 환수할 예정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7개 정부출자기관의 올해 배당성향 및 정부배당금 등을 조사한 결과 총 17개 기관에서 6,100억원을 정부 일반회계로 배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지난해보다 3~4% 이상 높아졌다.

정부 배당금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올해 2,433억원을 정부에 배당하며 배당성향도 지난해 20.47%에서 올해 24.06%로 높아졌다. 정책금융공사도 지난해 16.50%에서 올해 22%로 높아져 1,107억원을 정부에 배당한다. 지난해 배당금(607억원)에서 무려 5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가스공사ㆍ수자원공사ㆍ토지주택공사 등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대형 공기업들의 정부 배당금도 급증했다. 가스공사는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06%만 증가했지만 배당금은 129억원에서 157억7,000만원으로 22%나 올랐다.



100조원이 넘는 부채 문제로 지난해까지 배당금을 면제받은 토지주택공사도 373억원을 정부에 배당한다. 수자원공사는 470억원으로 지난해(18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정부가 이처럼 출자한 공공기관들의 배당금을 높이는 것은 세외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오는 2013년 균형재정을 목표로 하는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배당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공기관법을 개정했으며 올해 세외수입 확충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고배당 요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의 부채가 결국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을 감안하면 재정확충을 위한 정부의 고배당 요구가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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