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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상승 어렵다는 하소연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전국의 성인 100명 중 21명꼴로 지난 1년 사이 자신의 계층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상승했다는 응답자는 2명에 그쳤다. 식료품비ㆍ사교육비ㆍ전월세 등 생활비 부담 증가, 실직ㆍ소득 감소, 자산가격 하락, 부채상환 부담 증가, 기회 불공평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4명 중 3명꼴로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고용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여성 가구주, 결혼으로 식료품비ㆍ주거비ㆍ육아비 부담에 시달리는 30대에서는 그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계층이동이 비교적 활발한 사회로 꼽혀왔다. 계층상승에 대한 열망은 높은 교육열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긍정론이 팽배하고 실제 사례가 많이 나오면 경제ㆍ사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계층 간 갈등도 적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사이 75%를 넘던 중산층은 69%로 쪼그라든 반면 저소득층은 12%로 늘어났고 청년백수들이 넘쳐난다. 중산층 가구의 55%는 적자에 시달린다. 양극화와 함께 역동성을 잃은 닫힌 사회로 가고 있는 징표다. 이런 사회에서는 계층상승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식고 복지ㆍ분배정책에 대한 목소리만 커지기 쉽다. 중산층이 얇아지니 부자ㆍ대기업에 대한 증세 요구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이 내건 포퓰리즘적 복지공약들도 이런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박근혜 정부는 중산층 70% 복원 정책을 국정운영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산층의 적자 살림과 계층 하향 이동을 초래해온 주택ㆍ교육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ㆍ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중소기업이 커나갈 수 있는 튼튼한 성장 사다리도 놓아야 한다. 고용의 유연성 제고와 비정규직ㆍ정규직 간 차별 완화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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