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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실업상사 최영석 사장(창업스토리)
입력1997-04-01 00:00:00
수정
1997.04.01 00:00:00
정상범 기자
◎섬유캐드 국산화 야심 결실/“곧 도산” 루머속 발로뛰며 우수성 설명/출시 3년만에 내수시장 절반이상 점유/내년엔 원단 검색기 첫선 새도약 꿈꿔「섬유수출대국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다」
영우실업상사의 최영석사장(42)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유원단 CAD(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장비를 국산 개발, 쟁쟁한 외국산을 제치고 우리 시장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지난 94년 첫 선을 보인 「텍스피아(TEXPIA)」는 현재 내수시장의 절반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로선 보기 드물게 해외시장에도 진출,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최사장은 『일단 텍스피아를 접해본 사용자는 절대 다른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되는 셈이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최사장이 CAD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첫 직장으로 외국산 CAD장비 수입업체에 몸담게 되면서 비롯됐다. 공고 전자과를 마친 최사장은 7년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한 후 지난 83년 섬유캐드업체로 자리를 옮겨 충분한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최사장은 89년 영우실업상사를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외국산 섬유캐드장비를 수입해 국내 의류업체에 파는데만 치중했다.
그 당시만 해도 미국·독일·일본 등 온통 외제품 일색이었다.
최사장은 아예 국산 개발에 독자적으로 나서자는 모험을 선택했다. 관련분야의 연구인력을 모집하고 외국의 제품을 모아 샘플링작업에 들어갔다.
그때 다행히도 정부가 국산캐드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선정했고 92년부터 생산기술연구원·서울공대·이화여대 등과 합동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외국의 6개 장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그 장점만을 따냈고 세계적인 개발추세까지 반영했다.
처음 시장 진입에는 적잖은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최사장은 대리점관계를 맺고 있던 외국업체에 개발상황을 일일이 얘기할 만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지만 결국 95년 6월 결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본격적으로 악성루머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영우의 제품이 복사한 것이라거나 곧 망하고 말 것이라는 등 갖가지 루머가 나돌았다. 인간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결국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그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수 밖에 없었다. 최사장은 처음에 한대당 70만원의 비용을 들여가면서 기존 고객들의 장비를 텍스피아로 일일이 교체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국내에 보급된 캐드장비는 2백60여대. 연간 1백30여대 정도인 국내 캐드시장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최사장은 작년부터 수출에도 나서 대만·중국 등지에 60여대를 판매했다. 올해안에 8개 국가에 대리점을 개설해 수출량을 1백50대로 늘려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억원. 금년에는 2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우의 제품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판매가격의 90%가 순이익으로 남는다고 한다.
이 회사의 직원구성도 이채롭다. 영업쪽은 불과 2명인데 반해 개발인원이 8명이고 교육을 담당하는 디자이너는 5명이다.
최사장은 고객들에게 텍스피아가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누가 사용하고 누가 지원할 것인가」를 면밀히 따져 제일 잘 쓰는 장비로 만들어 주겠다고 내세울 뿐이다.
내년이면 창업 10년을 맞게되는 최사장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작년말부터 세계 처음으로 이미지 프로세싱기 개발에 착수해 내년에는 첫 선을 보이게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이 개발되면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하던 각종 원단 불량상태를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검색해내는 것은 물론 그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지금은 머리싸움의 시대다. 무형의 제품을 갖고 얼마나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는가에 승부가 좌우된다』는게 바로 최사장이 항상 갖고있는 사업방침이다.<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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