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즐거운 휴가계획을 세우는 가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반면에 다른 한 편에서는 서로 갈등이 극에 치닫는 등 지옥이 따로 없는 가족들도 있다.
변호사라서 이혼 과정에 있는 부부를 상담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이혼하는 부부가 늘어가면서 변호사들이 수임하는 이혼 사건의 비중도 점점 증가하는 게 현실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본인의 치부를 남한테 털어놓기가 민망하고 쑥스러워 울음을 터트리는 의뢰인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반면 때때로 이혼 재판절차가 진행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간 오해를 풀어 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당사자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상담가이자 법률조력자 입장에서 뿌듯하기 그지없다.
요즘 우리 현실을 보면 부부간, 부모·자녀간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는데 가정이 무너지니 사회가 불안해진다.
법원행정처가 발행한 '2013 사법연감'에 따르면 우리 사회 이혼건수는 2012년 11만4,781건이다. 매달 세 쌍이 결혼하고 한 쌍 이상이 이혼한다고 한다. 황혼이혼도 늘고 있고 무엇보다 20~30대가 성격차이를 이유로 이혼하는 비율이 커져 문제다. 아동학대 건수도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6,796건에 이르는데 이 중 80% 이상이 부모가 가해자다.
이는 가족 간 커뮤니케이션 훈련이나 공감하는 자세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가정은 물론 미혼 남녀에게도 결혼과 가정에 대한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거나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올 9월부터는 가해자에 대한 형량 가중뿐만 아니라 피해 아동 지원강화와 보호를 위한 친권 제한조치 등을 규정하는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발효돼 기대감이 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 대화다. 휴가나 부부 문제, 자녀교육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눠보자. 가족회의를 할 때는 부부와 자녀들이 일정 시간을 정해 자기 의견을 발표하되 그 시간에는 누구도 끼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훈련이 쌓이면 가족의 불화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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