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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친구 같은 BOE 되겠다" 시중은행 정책 대변혁

장기대출 허용·담보인정 확대<br>금융부문 활기띠게 시장 보좌


최근 319년 역사를 가진 영국은행(BOE)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마크 카니(47ㆍ사진) 총재가 이번에는 대(對)시중은행 정책도 180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에 보였던 차가운 태도를 버리고 대출기준을 완화하는 등 친구 같은 중앙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카니 총재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창간 1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현재 우리의 구호는 '시중은행 업무에 개방적인(open for business) BOE'"라며 "금융 부문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시장을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시중은행에 장기대출을 해주고 ▦담보인정 범위를 확대하며 ▦시중은행이 BOE의 제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비용을 깎아주고 ▦BOE의 지급준비금을 비은행권에도 일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카니 총재는 "이 같은 정책들이 향후 경기회복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회수할 때 영국 시중은행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FT는 "BOE에서 20년간 근무해 '태양왕'이라고까지 불린 전임 머빈 킹 총재의 정책을 갈기갈기 찢는 것(tear up)"이라고 평가했다. 킹 전 총재는 시중은행의 편의를 봐줄 경우 은행의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냉랭한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카니 총재는 종전 BOE의 보수적 자세가 글로벌 금융위기시 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중은행에 재빨리 유동성을 풀었지만 BOE는 한발 늦은 까닭에 영국 금융권의 충격파가 더 컸다.

또 시중은행을 무조건 '탐욕'스럽다고 치부해 압박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카니 총재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는 "금융 부문이 올바르게 구축돼 있다면 국가에 상당한 이익을 줄 것"이라며 "BOE는 금융 부문을 국가경제에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육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FT는 "은행에 콧방귀를 뀌던 BOE의 태도가 대변혁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7월 사상 첫 외국인 총재에 취임한 카니는 최근 BOE 시스템 개혁을 위해 이례적으로 외부 컨설팅을 맡기기도 했다. 이날 그는 "그림자금융을 양성화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며 개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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