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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별자산펀드 '저유가 폭탄'

에너지 자원에 대거 투자

MLP·탄소배출권 펀드 등 15개 상품 평균 수익률 -6%

하이일드채권형 펀드도 부진


대체투자처로 각광 받던 글로벌 특별자산 펀드들이 에너지 자원에 대거 투자했다가 유가 폭탄을 맞고 손실을 내고 있다. 유전·마스터합작회사(MLP)·탄소배출권 펀드 등 에너지와 연관성이 큰 상품은 물론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뱅크론(시니어론) 펀드와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도 에너지사들이 발행한 고위험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며 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채권 투자 상품의 경우 부도율을 비롯해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특별자산 펀드로 분류되는 15개 상품의 월초 후 수익률은 평균 -6.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에는 유전·MLP·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품과 더불어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채권펀드도 포함돼 있다.

이들 15개가 투자하는 자산 가운데 94.94%(10월 초 기준)가 에너지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의 에너지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은 유전·MLP펀드가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MLP펀드는 에너지 생산 업체가 아닌 인프라시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유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품이라고 알려졌지만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MLP펀드는 이달에만 -13% 내외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특별자산 펀드 중 하나인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채권형펀드에 포함된 고위험 채권의 안정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여러 채권에 분산투자하다 보면 에너지사가 발행한 고위험 채권에도 투자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5달러를 3년 이상 밑돈다면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등급의 에너지 회사채 가운데 40%가 디폴트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운용사에서 해외 상품을 맡은 한 펀드매니저는 "일반적으로 뱅크론펀드는 편입 채권 가운데 10% 정도, 하이일드채권펀드는 15%를 에너지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채운다"며 "일부 채권이 반드시 펀드 전체 성과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에너지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뱅크론펀드인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펀드는 10월 초 기준으로 아이쉐어하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지수 상장지수펀드(ETF)(9.73%))에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이일드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덩달아 ETF 수익률이 하락하며 뱅크론펀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기업들의 부도율이 높아지며 하이일드채권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부도율이 높아지면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투자 상품의 경우 투자 자산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뱅크론펀드가 담보 기능이 있는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이일드채권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높기는 하지만 채권을 여러 부문에 분산 투자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사가 발행한 채권 역시 편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은 하이일드채권펀드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뱅크론펀드가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반드시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 금리가 빠르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랐을 때만 시니어론의 금리가 올라간다"며 "내년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이 펀드에 기여하는 성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체투자라고 해서 섣불리 투자할 것이 아니라 편입한 자산의 안정성을 고려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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