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 펀드(공모기준ㆍETF 제외)로 1조646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조227억원이 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올해 6월 1,247억원이 몰렸고 7월 641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 동안 845억원이 들어왔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단기채권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단기채권펀드로 연초 이후 5,980억원이 순유입됐다. 6월 1,430억원, 7월 1,546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이달에만 580억원이 들어왔다. 중기채권펀드도 5월부터 7월까지 순매도 기조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70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은 오는 14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달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국공채 등 채권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고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값이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차익을 얻게 된다.
펀드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65%로 전체 177개 펀드 중 마이너스를 기록한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국공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추가 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도 채권펀드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부자산운용은 '동부단기국공채공모주' 펀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교보악사단기국공채' 펀드, 우리자산운용은 '우리스마트업단기국공채' 펀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단기물보다는 중기물 채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기물 비중을 늘릴 것으로 조언한다.
황윤아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내려가면 단기물보다 중기물의 채권 가격 상승폭이 컸다"며 "채권형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 중기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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