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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문화원 방화 시도… 이러다간 한일관계 못 돌린다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신원미상의 괴한이 심야에 한국문화원에 침입해 불을 지르려다 실패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대사관 측의 요청을 받아 일본 경찰이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어서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 내 극우성향 인사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일본에 있는 우리 공관이 공격당한 것은 1996년 7월 우익단체 회원이 차량을 몰고 한국대사관 정면으로 돌진한 후 차에 불을 붙이고 전단을 뿌린 사건 이후 19년 만이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은 착잡하다. 가뜩이나 한일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마당에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이번 사건이 한일관계 정상화에 미칠 악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작은 바다를 사이에 둔 지정학적 인접성 못지않게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밀접한 사이여서 최근의 관계경색 장기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터진 이번 사건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일본 내에 불고 있는 우경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일본 문제에서 우리 사회의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도 문제지만 결국 양국관계 정상화의 열쇠는 일본 정부가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일본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는 과연 양국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마냥 퇴행적이다. 최근 일본 외무성이 주미·주한대사관 홈페이지에 과거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원조를 부각한 내용의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경제발전이 일본 지원으로 이뤄졌다는 식의 이런 홍보물은 과거 '조선을 근대화해야 한다'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 아닌가.



올해는 일본 입장에서는 종전 70주년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광복 70주년이다. 비록 식민지배의 통치와 피통치 관계의 악연이 있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도 양국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럴수록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고 명백히 하는 게 관건이다. 마침 아베 총리가 4월29일 미국을 방문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다고 한다. 이 연설에 담길 아베 총리의 동북아 역사인식이 미일뿐 아니라 이웃인 한일 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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