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인이 보유한 빚(부채)이 1,3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인들이 자금을 빌리는 규모는 전 분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6년 1ㆍ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개인부채 잔액은 총 60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602조2,000억원에 비해 1.3%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지난해 11월1일 기준으로 추산한 국내인구가 4,728만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개인 빚은 약 1,290만원에 달하게 됐다. 지난해 말 1,273만원에 비해 17만원이 늘어난 셈이다.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부채잔액보다 2.3배 많은 1,40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잔액비율은 지난해 2ㆍ4분기 2.25배에서 3ㆍ4분기 2.28배, 4ㆍ4분기 2.31배로 늘어났다가 이번에 다시 감소했다. 한편 올 1ㆍ4분기 개인이 주택담보 등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액)은 8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19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 기업이 시중은행에서 빌린 자금조달액은 3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18조6,000억원)의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기업 분야는 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전 분기 2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2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ㆍ4분기 주택허가 건수가 20만가구 이상에서 이번 분기에 9만가구로 줄면서 주택담보대출도 줄었다”면서 “기업의 경우 연말 재무제표 결산을 위해 금융자산을 처분한 뒤 대출을 일시적으로 갚았다가 다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자금부족 규모가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국채ㆍ회사채 등 유가증권 투자가 늘면서 금융 부문이 기업ㆍ개인 및 정부 등 비금융 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4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35조7,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금융기관의 대출금은 전 분기 25조5,0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줄었으나 유가증권은 전 분기 10조1,000억원에서 26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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