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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세계 공장' 중국

“이제 중국은 많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3년 전과는 많이 다르지요.” 3년 만에 다시 중국에서 근무하는 한 기업의 고위 주재원 K씨는 속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중국 관리를 만나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실제 보기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보십시오. 지난달 말 중ㆍ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렸고 지난 1일에는 중ㆍ일 고위급 경제대화가 개최됐습니다. 오는 12일에는 미ㆍ중 경제전략대화가 예정돼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중국을 중심축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K씨가 3년 만에 중국에 돌아와서 느낀 소감이다. 한국계 대기업 고위 임원인 D씨는 “요즘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부쩍 달라졌다”고 말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인들은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 사람들을 칭송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 그런 태도는 완전히 사라지고 오히려 우리에게 한 수 지도하려는 듯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D씨가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현실로 직시해야 한다”면서 들려준 말이다. 중국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중국의 국력이 무섭게 커지고 있다. 중국은 5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1조4,336억달러로 전세계 1위이다. 또한 미국ㆍ유럽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리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한껏 높아졌다. 이에 다급해진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전세계 강대국들은 줄줄이 중국을 찾아와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어떤 이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 압박에 포위돼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쉬운 쪽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다. 칼자루는 어디까지나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최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달라이라마의 방문을 허용했다가 중국과의 모든 통상관계가 끊어지는 등 혼쭐이 난 반면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중국의 인권문제를 눈 감는 대신 막대한 경제적 실익을 거뒀다. 중국은 칼날의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을 접고 전세계를 상대로 숨겼던 ‘칼날’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미국 등 강대국에게 ‘노(No)’라고 말하고 싶어하던 중국이 이제 누구에게든 ‘노(No)’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 전세계 제조업을 석권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젠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세계공장’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도 서둘러 국가 비전을 설정하고 힘을 합쳐야 할 터인데 우리 대선 후보들은 서로를 할퀴며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국이 마침내 뽑아든 서슬 퍼런 칼날을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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