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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중국·인도 학생에 밀리는 한국 유학생... 공학교육 근본 개선해야

[서경이 만난 사람] 중국·인도 학생에 밀리는 한국 유학생... 공학교육 근본 개선해야

“(미국 교수들이) 중국·인도에서 온 학생은 함께 토의하고 아이디어도 주고받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반면, 한국 학생은 테크니션(보조 기술자)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더라고요.”

오영호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얼마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 아이비리그(미국 북동부의 명문 사립대 그룹) 교수와 대화를 나누다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이비리그 석·박사 과정에 우리나라와 중국, 인도 학생이 동시에 지원할 경우 중국·인도 학생들을 더 선호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 회장이 이유를 따져 묻자 이 교수는 ‘한국 지원자는 전문지식과 영어·수학 미적분 능력이 떨어지고, 의지와 열정도 부족하다’는 답을 내놨다. 중국·인도 지원자는 웬만한 컴퓨팅 기술과 코딩을 갖추고 곧바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영어를 하고 영주권을 받으려고 열심히 하지만 한국 학생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학위 받아 한국으로 돌아가 취직이나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한국 지원자가 많다는 말도 했다. 오 회장은 “사실 확인을 위해 귀국하자마자 국내 교수 몇 명에게 물었는데, ‘(아이비리그 입학을 위해) 추천서 써달라는 제자들 수가 정말 줄어 들었다’고 말하더라”며 “미국 교수의 사견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했다”고 털어놨다.

오 회장은 ‘한국 출신 비선호 현상’이 단순히 최근 추세만이 아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공학 인재의 경쟁력 약화 현상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징후라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근본 원인으로 시대에 뒤쳐진 공학교육을 꼽았다. 실제 공학한림원이 최근 교수·학생·산업체 종사자 등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우리 공학교육에서 가장 개선할 부분으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무능력 배양’(58.8%)이 꼽혔다. ‘전공 심화교육’(21.7%)과 ‘글로벌 역량’(6.7%)이 뒤를 이었다. 전문지식과 외국어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들어맞는 대목이다. 오 회장은 “교육부와 협의해 내년에 전반적인 (공학교육) 실태조사를 해보려고 한다”며 “폭넓은 조사를 바탕으로 공학교육의 문제점을 속까지 훑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학 인재 육성은 한국의 핵심 미래 전략이라는 것이 오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공학교육 콘텐츠를 개방해 공학교육을 혁신하고, 창의·융합형 인재 배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민제도를 개선해 해외 우수인력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데 힘쓰는 일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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