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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유가 시대 "기름값 싼 곳 찾아라!"

소비자 살아남기 '안간힘'…'원정 주유' 붐, 유사제품 사용 증가

"초고유가시대,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독한 자세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다" 자동차가 생활필수품 대열에 포함된 지 오래됐지만 최근 몇년새 휘발유 등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곳곳에서 고유가 때문에 삶의 여유와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이상 급등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값은 ℓ당 1천500원, 경유값은 ℓ당 1천200원을 훌쩍 뛰어 넘는 등 그야말로 초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석유 소비자들은 1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등 유류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또 일부 오너 드라이버들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휘발유보다 값이 싼 세녹스나 시너혼합유 등 유사석유제품을 구입해 쓰고 있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유소들은 이같은 유사석유제품을 몰래 구입해 팔다 적발돼 처벌을 받기도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진주에 살고 있는 회사원 김모(46)씨는 "요즘 `원정 주유'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원정 주유' 현상은 휘발유값이 ℓ당 1천500원선으로 도내에서 가장 비싼창원과 대부분의 도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보편화된 지 오래됐다. 창원에 사는 이모(45)씨는 "높은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어 아예 값이 싼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찾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첨가제를 정상 휘발유와 섞어서 사용하면 엔진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그는 한달에 20만원 가량 기름값을 절감할 수 있었으나 최근 유사석유제품 단속이 강화되면서 판매상들이 자취를 감춰 한번에 6만∼7만원씩 주고 비싼 휘발유를 넣고 있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기름값이 이처럼 크게 뛰자 일부 주유소에서는 유사석유제품을 팔다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남도는 한국석유품질검사소 영남지소 등과 합동으로 유사석유제품 단속을 벌인 결과 올들어 5월말까지 주유소 11곳과 판매소 4곳 등 15곳의 위반업소를 적발,사업정지 4곳과 과징금 부과 11곳 등의 행정처분을 했다. 도 관계자는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 유사석유제품 판매행위가 주춤했으나 수요가 있는 한 공급이 따르기 마련이므로 언제든지 다시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사석유제품 제조 및 판매행위에 대한 감시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말했다. 또 도내 중고차시장마다 그동안 저렴한 연료비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경유차량들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고 반면 연료비가 저렴한 LPG차는 불티나게 팔려 차종에 따라 가격이 수십만원씩 뛰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운전자들은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자 휘발유차를 LPG차로 개조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를 사용하고 있는 운수업체들도 고유가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 개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에 따르면 도내 1∼5t 개별화물차(4천500대)차주들은 화물운송사업이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차량 수도 크게 늘었지만운송료가 8,9년전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는데 비해 경유가격은 ℓ당 300∼400원선에서 최근 1천200원선으로 3배 이상 올라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울상이다. 협회 관계자는 "유가보조금을 대폭 올리고 운행 거리에 따라 운임료를 책정하는 미터제 도입 등 적정 운송료를 정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마산과 창원 등 시내버스 업체들은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차고지 주차시 공회전 금지나 급정거.급가속 금지, 타이어 적정 공기압 유지 등의 대책을내놓고 있으나 고유가를 견뎌낼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창원대 무역학과 하문식 교수는 "정부가 비축된 재고를 활용하는 등 유가 안정화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도 국제유가 인상분이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정부의 안정화대책을 촉구했다. 경남대 무역학과 서익진 교수는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도 유가를 그대로 유지시키자 유류세가 과연 어디에 쓰이는지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이 많다"며 "정부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심수화.정학구.지성호.김영만.황봉규.김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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