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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당 수습방안으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카드를 수용했다.
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과 단합의 기조로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을 지키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 대표직에 아무 미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기 선대위 카드란 통상 2월에 출범하던 선대위를 이른 시일 내에 구성하고 선대위가 공천관리기구 임명권한 등 선거 실무 전권을 행사하는 반면 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의는 일상적인 당무만 본다는 것이다. 이는 우상호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제안한 것으로 당 중진들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기 선대위 구상에 대해 비주류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원식 의원은 "우리의 요구는 선대위가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며 "문 대표가 대표직에서 아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재일 의원은 "조기 선대위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기 선대위가 구성되는 것과 별개로 문 대표의 사퇴 시점 등에 대해 명확히 해달라는 것이다.
결국 비주류의 수장 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결단에 따라 조기 선대위 카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김한길계'로 불리는 의원들은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지만 김 전 대표는 탈당에 더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인 한 의원은 "이미 김 전 대표가 마음을 정리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때와 같이 또 한발 늦은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조기 선대위를 거부하고 탈당하더라도 같이 따라 나갈 의원들이 적다는 점은 김 전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의원 중 김 전 대표와 같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인사는 김관영 의원과 최재천 의원 정도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조기 선대위를 덥석 받을 수도, 내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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