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다른 부모들은 쉽게 사줄 수 있는 세발자전거지만 우리는 몇 년이 걸렸어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체장애가 있는 아들의 세발자전거를 받게 된 김현숙(34)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 생명보험공헌재단이 마련한 '건강기부계단' 사업을 통해 세발자전거를 지원받은 것. 건강기부계단은 건강한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를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걷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4,000만원이 적립돼 고명석(9)군 비롯한 지체장애 아동 13명이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김씨의 아들 고명석군은 태어날 때부터 지체 장애와 지적 장애를 갖고 있다. 걷는 게 불가능하다는 진단에도 김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고군의 손을 잡고 보행연습을 시켰다.
장애아동에게는 휠체어 외에도 기립기(설 수 있는 기구), 보행기, 세발 자전거 등 필요한 보행기구가 한두 개가 아니다. 고군에게도 신체에 맞게 설계된 세발자전거가 필요했는데 3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문제였다. 김씨는 "치료비로 한 달 수입의 절반 이상이 나가다 보니 보행 기구에는 한 달에 3만원, 5만원씩 모으는 게 전부였다"고 털어놨다. 보행기구 없이 9살 아들을 안다시피하고 걷기 연습을 시키다 보니 김씨는 지난 봄에는 허리 인대가, 지난 달에는 어깨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씨는 "세발자전거를 선물 받아 진짜 좋아진 것은 엄마의 삶의 질"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가 밀어주기만 하면 아이가 스스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건강한 사람들이 기부계단을 걸을 때마다 장애아동에게도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라며 "기부계단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건강기부계단은 지난해 12월 서울 시청역과 왕십리역에 설치돼 지난 1년 간 400만명이 계단을 올랐다. 올해 경복궁역과 상봉역에도 추가로 설치됐다.
/정혜진기자 madein@sed.co.kr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체장애가 있는 아들의 세발자전거를 받게 된 김현숙(34)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 생명보험공헌재단이 마련한 '건강기부계단' 사업을 통해 세발자전거를 지원받은 것. 건강기부계단은 건강한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를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걷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4,000만원이 적립돼 고명석(9)군 비롯한 지체장애 아동 13명이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김씨의 아들 고명석군은 태어날 때부터 지체 장애와 지적 장애를 갖고 있다. 걷는 게 불가능하다는 진단에도 김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고군의 손을 잡고 보행연습을 시켰다.
장애아동에게는 휠체어 외에도 기립기(설 수 있는 기구), 보행기, 세발 자전거 등 필요한 보행기구가 한두 개가 아니다. 고군에게도 신체에 맞게 설계된 세발자전거가 필요했는데 3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문제였다. 김씨는 "치료비로 한 달 수입의 절반 이상이 나가다 보니 보행 기구에는 한 달에 3만원, 5만원씩 모으는 게 전부였다"고 털어놨다. 보행기구 없이 9살 아들을 안다시피하고 걷기 연습을 시키다 보니 김씨는 지난 봄에는 허리 인대가, 지난 달에는 어깨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씨는 "세발자전거를 선물 받아 진짜 좋아진 것은 엄마의 삶의 질"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가 밀어주기만 하면 아이가 스스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건강한 사람들이 기부계단을 걸을 때마다 장애아동에게도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라며 "기부계단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건강기부계단은 지난해 12월 서울 시청역과 왕십리역에 설치돼 지난 1년 간 400만명이 계단을 올랐다. 올해 경복궁역과 상봉역에도 추가로 설치됐다.
/정혜진기자 madein@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