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 동유럽 통화가치 또 일제 급락

유럽연합(EU)이 동유럽 지원용 특별펀드 조성에 실패하자 동유럽 각국 통화 가치가 2일(현지시간) 다시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당 307.2로 지난 주말에 비해 2.5% 하락했으며, 폴란드 즐로티화도 유로당 4.752로 1.7% 떨어졌다. 체코 코루나화 가치는 1% 하락한 유로당 28.37를 기록했다. 이로써 폴란드 즐로티화 가치는 올들어 유로화 대비 13.4% 떨어졌으며, 헝가리 포린트화는 14.2%, 체코 코루나화는 5.7% 각각 하락했다.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긴급정상회담에서 헝가리의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는 동유럽 9개국을 대표해 1,900억 유로의 특별펀드 조성을 제안했으나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차기 구제금융 지원 대상으로 꼽히는 루마니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자금 제공을 위한 예비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루마니아 중앙은행측은 크리스티안 포파 부총재가 최근 브뤼셀을 방문한 데 이어 현재 워싱턴에서 IMF 대표들과 만나 예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은행 측은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기피했다. 루마니아 정부 관리들은 현재 루마니아가 일단 100억유로 이상의 단기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해 왔다. 루마니아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자 도입을 바탕으로 한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지난해 말 닥친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국통화 가치의 급락과 이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루마니아 통화인 레우(leu)의 가치는 지난 1년간 20% 하락했으며, 외국 기업들의 조업중단과 공장 폐쇄로 실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도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대만은 1달러 당 35.174 대만달러를 기록하자 외환당국을 긴장시켰다. 대만의 외환 당국자는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가운데 대만달러의 미달러 환율이 심적 마지노선인 35대만달러가 무너져 1987년 35.244대만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높게 치솟았다"고 밝혔다. 대만 환율은 지난 2001년에서 2002년 사이 천수이볜(陳水扁)의 대만 주권 주장 발언으로 한때 35.1대만달러까지 오른 적 외에는 35대만달러대로 진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