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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 줄었다지만…
입력1999-12-23 00:00:00
수정
1999.12.23 00:00:00
통계청이 분석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1월의 실업자 수는 97만 1,000명으로 전달보다 5만명이 줄었고 실업률도 4.4%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감소했다. 11월은 실업이 늘어나는 계절임에도 오히려 줄어든 이유는 경기회복에 따른 도소매 음식 숙박업 제조업 등에서 일자리가 창출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취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2000년 고용시장 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을 7%로 잡았을 경우 취업자는 2,112만9,000명으로 올해보다 4.1%가 증가하고 실업률도 올해 평균 6.2%에서 4.2%로 낮아져 실업자가 95만 7,000명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이 줄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하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 때 실업률이 9%선에 이르고 실업자 수가 200만명에 육박했던 것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더욱이 얼마 앞두지 않은 내년에는 82만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어 고용상황이 호전될 것이라하니 드디어 환란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아직 이른 것 같다. 고용구조를 들여다보면 통계의 착시이거나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업자가 많다.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 아예 취업을 포기한 경우 실업으로 잡히지 않고 취업같지 않은 취업자도 실업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노숙자가 줄지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실업감소의 착시를 감지하게 된다. 더욱이 일자리를 얻었다고 해도 단순 노무직과 일용직이어서 언제 실업으로 다시 전락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의 취업자가 적지 않다. 또한 공기업 구조조정이 예고되어 있는 등 새로운 실업자가 발생할 요인은 상존하고 있다.
특히 내년 늘어나리라는 일자리도 70%가량이 단순 노무직이거나 일용직에 집중될 전망이어서 대졸 이상의 고학력 또는 여성 실업자는 되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상황이 크게 호전될 전망은 그렇게 밝은 것이 아니어서 환란 이전의 거의 완전교용 수준으로 돌아기에는 길이 아직 멀다.
정부의 첫손 꼽아야 할 과제는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일부의 성장억제 정책 논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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