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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에서 손실을 내지 않아야 나중에 강세장에서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깨지지 않는 투자전략을 잘 이끌어나간 게 통했습니다."
최웅필(42ㆍ사진) KB자산운용 이사가 밝힌 KB밸류포커스의 성공 비결은 간단했다. 그는"기업들의 내재가치 이하에서 주식을 매입하면 안정적 이익이 발생한다"며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기업들을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비즈니스 경쟁모델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최종 점검해 투자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투자에 성공한 종목이 SM엔터테인먼트ㆍ동원산업 등이다. 최 이사는 이들 종목의 주가가 낮을 때 투자해 200~300%가량의 수익을 달성한 바 있다.
최 이사가 운용을 총괄하는 KB밸류포커스 펀드는 지난 2009년 11월9일 처음 설정된 뒤 4년 만에 국내 최대펀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설정액 규모는 2조1,304억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이 70조원에서 57조원으로 13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12.25%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27.45%)의 4배가 넘는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9.77%로 현재 1조원 이상 설정된 대형 펀드들 가운데 '신영고배당밸류(17.56%)' 다음으로 높다.
최 이사는 "우리가 투자한 종목들 가운데 주가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거나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로 도태되는 등 실패한 종목은 전체의 5% 미만"이라며 "현금 창출능력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종목에 투자하면 손실을 볼 우려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 이사가 좋아하는 종목은 골프존ㆍ고려아연 등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매력이 떨어지는 종목이다.
최 이사는 "골프존ㆍ고려아연 등은 신규로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현금이 유입되는 유리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반면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 40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쏟아부어야 해 비즈니스 경쟁모델 측면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2,000포인트가 무너지는 등 조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환매 열풍이 불었던 펀드 시장에 다시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최 이사는 "1,900포인트 중반부터 펀드 투자하기에 좋을 시기로 평가된다"며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대형주는 현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이 높지 않은 데 비해 중소형주는 주가가 과도하게 낮은 종목들이 있어 가치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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