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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국채 3,000억弗 매입] 中 '弱달러' 맞서 위안화 절하 가능성
입력2009-03-19 21:35:21
수정
2009.03.19 21:35:21
경제대국 '통화전쟁' 우려<br> "4월께 위안화 절하" 소문속<br>美서 절상압력 행사한다면 '美채권 매도' 카드 내놓을수도
미국의 국채매입을 통한 사실상의 약달러 정책에 맞서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취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이 실제로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경우 경제대국들 간에 경쟁적인 평가절하와 이에 따른 ‘통화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약달러 정책은 수출증대를 통해 상대국의 부를 흡수하는 전형적인 ‘인근 궁핍화정책(Begger-my neighbor policy)’이라 중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중국 관계기관들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2월 수출이 급락한 데 이어 소비와 생산 지표들이 기대에 못 미치고 올해 목표로 하는 8% 경제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위안화 절하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은 현재 정치ㆍ사회ㆍ경제 모든 면에서 ‘8%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최근 8%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위안화는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달러에 대해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며 지난 1년간 달러당 7.2위안에서 6.8위안으로 평가절상됐다. 이로 인해 수출 중심의 중국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폐막한 양회(兩會)에서 위안화 절하가 결정됐으며 절하 시기는 오는 4월쯤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위안화 절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시사하는가 하면 경제학자들도 위안화를 절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저우 행장은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수출회복을 위해 위안화 절하 등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이셴롱(易憲容) 주임도 지난달 “달러 대비 위안화가 5~7%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주임은 “위안화의 빠른 절상으로 국제 핫머니가 대량으로 유입돼 유동성 과잉을 초래했으며 자산가치의 거품을 유발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많은 수출기업이 파산한 배경에는 위안화 절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환율과 관련해 외부간섭을 강력히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최근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 총리는 런민비(人民幣)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어떤 나라도 절상이나 절하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 채권에 대해서는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어 당연히 우리 자산의 안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위안화 절상은 절대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자 오히려 위안화 절하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위안화 절하에 대해 미국이 압력을 행사한다면 미국 채권의 매도라는 ‘히든 카드’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위안화는 10개 안팎의 통화를 기준으로 매일 환율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외형상으로는 시장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유사시에는 정부가 개입할 여지도 많다. 기준환율을 정하는 바스켓에 포함된 통화 중 달러비중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2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이용해 미국 국채를 매도,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달러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는 100% 통제가능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금융정책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5% 정도 절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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