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테크놀로지가 3D AOI(후공정 검사장비)와 반도체 검사기기 매출 확대를 발판으로 올해 급격한 실적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황인준(사진) 고영테크놀로지 재무이사(CFO)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전공정 검사장비(SPI)가 주 성장동력이었다면 향후 10년은 고부가가치제품인 3D AOI와 반도체 검사기기가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신제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회사 실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고영은 글로벌 3D IT검사장비 기업이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공정 중 불량 여부를 사전에 검사하는 전(前)공정 검사장비인 3D SPI가 주력 제품이다. PCB가 최근 각종 스마트 기기는 물론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필수품이 되면서 고영의 검사장비도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고영은 글로벌 전자제품생산업체(EMS)와 유수의 자동차ㆍ통신 업체들을 거래처로 두면서 SPI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85%를 차지하며 지난해 ‘무역의 날 5,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미주, 중국, 유럽, 일본 등에 700여개사의 고객을 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고영은 기존 SPI에 ‘3D AOI’라는 추가 엔진을 달아 3D 검사장비 전문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황 이사는 “SPI가 불량을 사전에 검사하는 장비라면 AOI는 제조공정 마지막 단계에서 불량을 잡아내는 장비로서 고영이 세계 최초로 3D AOI를 개발했다”며 “궁극적으로는 AOI 시장이 SPI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보여 향후 2~3년 안에 AOI 매출이 SPI매출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 세계 SPI 시장은 2,500억~3,000억원 규모로, 이 중 절반을 고영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후발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추가 성장동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3D AOI는 기존 2D AOI 장비보다 운용 방식이나 원가절감 기능이 효율적이라 신규 고객은 물론 2D 장비 고객들의 대체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EMS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2D AOI 장비의 연간 시장규모는 4,000억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고영은 지난해 33억원이던 AOI장비 매출이 올해는 132억원, 내년에는 303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품질 확보 및 공정 개선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검사장비 부문의 매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황 이사는 “최근 1년간 분기 당 매출액이 200억원 규모에서 움직였다면, 올 3ㆍ4분기부터는 이 구간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AOI 매출이 32억원, 반도체검사장비 매출이 19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1ㆍ4분기에만 지난해의 절반을 달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고영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5% 이상 증가한 1,100억~1,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ㆍ4분기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300억원을 돌파하는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5%, 57% 늘어난 1,167억원, 296억원, 내년에는 올해보다 29%, 43% 증가한 1,500억원, 42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고영은 3D AOI 이후의 성장동력 확보에도 이미 착수했다. 황 이사는 “3D기술을 활용한 수술용 의료로봇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의료로봇 사업부를 신설해 이비인후과ㆍ뇌수술용 아이템 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 실적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다”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 선 투자로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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