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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항선사들 "세금 내겠다"
입력2001-02-02 00:00:00
수정
2001.02.02 00:00:00
외항선사들 "세금 내겠다"
부채비율증가등 '득보다 실'…회계기준 변경 요구
"우리도 세금을 내겠다."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도 환차손 때문에 '장부상' 적자를 내 세금을 내지않는 외항선사들이 회계기준을 변경, '세금납부'를 외치고 나섰다. 2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6개 국내 외항선사는 해운시황 호조로 1조1,046억원의 영업이익에 4,048억원의 영업외 수익을 냈다.
이들 선사들은 선박구입비ㆍ연료비 등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1,342억원의 경상이익을 내야 하지만 실제로는7,4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유는 77억달러에 이르는 외화부채로 인한 환차손 때문. 지난해말 원화 환율은 달러당 1,259.7원으로 1년전보다 114.30원이나 올라 8,801억원의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것. 하지만 이것은 모두 장부상 환차손이다.
반면 99년에는 영업이익이 8,265억원으로 98년(1조1,378억원) 보다 27% 줄었지만 같은 이유로 법인세는 98년(298억원)의 10배 가까운 2,729억원이나 내야 했다. 결국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던 99년도에는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해괴한' 결과가 빚어진 것.
지난해 실적 호조로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데다 세금도 낼 필요가 없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것 같은 해운업계가 세금을 내겠다며 회계방식 개선을 당국에 요청하고 나선 것은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
외화 환산손실을 반영하지 않으면 부채비율이 402%지만 반영할 경우 482%로 급증, 해외차입시 제한을 받는 등 금융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선주협회측은 "산업 특성상 해운업계는 외화부채가 많아 현재의 회계기준으로 외화환산손익을 처리할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심각한 왜곡현상이 생긴다"며 "무엇보다 회계기준을 변경하는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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