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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왔지만 편의점업계 채용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출점 제한 등의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새로 문을 여는 매장 수가 줄어든 탓이다. 편의점업계에서는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채용시장에 훈풍이 불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4개 편의점의 지난해 공채 인력은 총 768명으로 지난 2012년(1,496명)보다 48.66% 줄었다. 특히 편의점 신규 오픈이 이어졌던 2011년(1,690명)보다는 절반 이상 급감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의 경우 2011년과 2012년 각각 270명, 210명의 신규 인력을 뽑았으나지난해는 100명만 새로 채용했다. GS리테일도 800명 정도를 충원했던 2011, 2012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450명만 뽑았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도 지난해 신규로 채용한 인원이 1, 2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도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세븐일레븐이 올 상반기 공채에서 뽑은 인원은 60명에 그쳤다. BGF리테일과 미니스톱도 이달 현재까지 각각 90명, 51명을 채용하고 있으나 예년 수준까지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GS25를 운영 중인 GS리테일 역시 올해 예상 채용 인원이 420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편의점업계 채용시장에 얼어붙은 것은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이 크게 줄면서 신입사원이 일할 자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이 감소하면서 지역 매장을 관리하는 스토어컨설턴트(SC)나 필드컨설턴트(FC) 자리가 늘지 못해 신규 채용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CU·GS25·미니스톱 등 편의점 빅4 업체들이 계획 중인 신규 출점 수는 1,400~1,500곳으로 600개에 그쳤던 지난해보다는 증가할 예정이지만 매년 업체당 700~1,000개 가까이 늘던 2~3년 전과 비교해서는 새로 문을 여는 점포가 크게 줄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경우 보통 직영점에 우선 배치해 판매 등 교육을 한 뒤 지역 매장 관리와 같은 분야로 이동시킨다"며 "하지만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이 줄면서 지역 매장 관리 등의 부문에 필요한 인력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곧 채용인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해 강화한 정부 규제가 오히려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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