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빙 앤 조이]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증상… "무슨 병이죠?"

■다발성경화증<br>인지도 낮아 조기 치료에 어려움<br>시신경·성기능 마비등증상 다양

희귀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은 인식도가 매우 낮아 초기발견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허리통증, 시각장애 등이 주된 증상으로 허리디스크와 혼동되기도 한다.

다발성경화증은 전세계적으로 약 250만명의 환자가 있으며 국내에는 2,300명가량의 환자가 존재하는 희귀질환이다. 다발성경화증이란 말 그대로 여러 곳에서 딱딱하게 굳어지는 증상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한다. 문제는 해당 부위가 우리 몸의 여러 활동을 주관하는 뇌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뇌, 척수, 시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가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에 의해 공격당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공격당해 손상된 신경세포 부위가 딱딱해지면서 신경전달이 제대로 안돼 시력장애, 행동장애, 감각이상 등 각종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다발성경화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3개 이상 병원을 방문하는 등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환자 96% “병명 못들어 봤다”=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광국 교수팀과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가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5월27일)’을 맞아 국내 다발성 경화증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의 환자가 진단 전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질환명을 들어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 초기에 허리디스크나 척수염, 신경성 통증 또는 마비, 시력 이상 등을 의심하다가 다발성경화증으로 최종 진단받았다. 증상을 처음 느낀 시점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2년 5개월이 걸렸으며 최종 진단까지 평균 3개 병원을 방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확진을 받기까지 총 5개 이상의 병원을 방문한 환자도 17%에 달했다. 진단 전 방문한 병원이나 진료과목도 다양했는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종합병원 신경과외에 한의원이나 안과, 내과, 정형외과 등을 찾은 환자도 많았다. 이처럼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초기치료가 어려워져 병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광국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뒤 처음 일년동안 나머지 기간에 비해 4배나 많은 신경손상을 유발한다”며 "다발성 경화증은 초기에 적절한 약물로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장애가 생기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발성경화증 왜 생기나=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 및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북미, 유럽지역의 백인들에게 발병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조량(햇빛이 비추는 양)에 영향을 받는 바이러스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자신의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방어막의 일종인 수초를 적으로 알고 공격하게 된다. 수초가 파괴되거나 손상되면 신경이 제 기능을 못하게 돼 걷거나 보는 능력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다발성경화증으로 진단 받은 국내 환자수는 2006년 1,871명에서 2007년 2,287명으로 1년새 2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크와 헷갈리는 다발성경화증=우리 몸을 주관하는 신경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그 증상도 매우 다양하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한쪽 또는 양쪽의 시력장애 및 겹쳐보이는 복시증상이 나타난다.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감각 및 운동장애가 오고 대, 소변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며 성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통증과 피로감이 심해지고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며 걷는데 지장이 생긴다. 우울감도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런 증상이 호전됐다가 악화되는 것이 반복된다. 특히 초기증상이 허리디스크와 비슷해 종종 헷갈리기도 한다. 실제 김 교수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이 진단받기 전 의심 가는 질환으로 의사에게 들었던 병명은 ‘허리디스크’ ‘척수염 및 척수종양’ 등이 가장 많았고 시력이상과 신경성 통증 등도 다수 있었다. 확진 후 환자들이 가장 많이 느낀 감정으로는 불안감(67%), 믿을 수 없음(62%), 우울감(60%), 혼란 (60%) 등의 순으로 많았으며 재발 가능성(80%)을 가장 우려했다. 김 교수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60~70%는 일단 발병이 시작되면 지속적인 재발과 신체 여러 기관과 연결된 중추 신경의 영구 손상을 경험하기 때문에 일부 신경학적 증상이 처음 나타났을 때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질환 인지도 낮아 초기발견 어려워=전문가들은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 조절약 등으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과 재발을 낮추고 뇌의 병변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질환 인지도가 너무 낮아 환자 대부분이 조기 진단을 못 해 더 큰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회적 인식 전환 및 질환 정보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한국바이엘쉐링제약은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와 함께 오는 7월말까지 질환을 널리 알리는 ‘다발성 경화증, 행복한 동행’ 캠페인에 나선다. 질환소개를 담은 책자를 전국 주요 종합병원 및 환우회를 통해 배포하며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환자들도 음성으로 들으면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 홈페이지(http://www.kmss.or.kr)에서 누구나 쉽게 확인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한 전문의들로부터 직접 질환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강좌도 열린다. 6월18일 오후 2시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의과대학 1층 대학원 강의실 및 7월3일 오전 11시, 서울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소강당에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