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김용환의 속도 경영

■ 보고서 만드는데 시간 낭비마라

"보고서 형식 집착하지 말고 구두·전화로 보고해도 충분"

조직에 속도·효율성 이식… '신바람 전도사' 행보 가속


"보고서 만든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형식 때문에 시간 낭비도 하면 안 됩니다. 보고거리가 생기면 그때그때 구두 보고하거나 바쁘면 전화로 하면 충분합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의 조직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임종룡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으로 농협 문화에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불어넣었다면 김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조직에 활기와 효율성 불어넣기에 나선 것이다. 임 전 회장이 새로운 농협 문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 김 회장은 여기에 속도와 효율을 덧씌운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스스로 '신바람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 회장이 가장 먼저 바꾼 것은 보고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보고 내용인데 보고 형식을 맞추기 위해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지 말라는 주문을 직원들에게 내렸다. 그는 기존에 보고서를 제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찾아와 구두로 직접 보고 하거나 전화로 이를 대체하라고 강조한다. 보고서의 형식을 맞추는 것 자체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인데 내용이 아닌 형식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 회장의 이러한 주문에 기존의 보고서 문화에 익숙한 직원들이 오히려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김 회장은 담당 직원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전달 사항을 전하거나 애로 사항을 경청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이 임 전 회장의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을 통해 기존의 패배주의에서 탈피했다면 이제는 속도와 효율을 이식해 거듭나려고 한다"면서 "김 회장은 농협 특유의 안정적인 문화가 속도전 시대에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판단해 이를 바꾸기 위한 내부의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형식 파괴'와 '신속한 보고 체계'는 수출입은행장 시절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그는 직원들이 간부회의를 위한 유인물을 만들고 일회성 자료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필요한 임원들을 불러 차 한잔 하면서 이갸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간부회의를 티타임으로 대체한 바 있다.

속도와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자세는 농협의 해외 진출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금융팀은 최근 해외 진출을 '직원파견-사무소 개점-지점' 등 기존에 금융에서 해왔던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자 김 회장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속도가 중요한데 기존 방식으로는 진출에만 4~5년이 걸린다"면서 "이미 남들보다 해외 진출이 늦었는데 남들 하는 방식으로 해서 어느 세월에 해외 진출에 성공하느냐"면서 기존 방식이 아닌 다른 인수합병(M&A)안이나 하나로마트 등 유통과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찾아 다시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