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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차 협상이 남긴 과제

곽경호 기자 <사회부>

현대자동차의 올 임금 및 단체협상이 ‘11년 연속 파업’ 기록을 뒤로한 채 노사간 잠정합의로 지난 8일 사실상 일단락됐다. 현대차의 올 노사협상은 5~6월 검찰의 노조 취업 비리 수사로 결코 순탄하지 않은 협상 과정이 예고됐다. 하지만 노사간 “파국은 막자”는 위기 의식의 공감 속에 총 11일간의 부분파업에도 불구, 우려했던 극단적 사태 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부 합의안들은 노사 양측의 양보 속에 향후 노사 상생의 기류를 태동시키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현대차의 올 노사협상은 그러나 “파업으로 협상을 해결한다”는 기존 관행을 여전히 타파하지 못했음은 물론 향후 현대차의 미래를 가늠할 무거운 과제를 노사모두에게 남겼다. 현대차는 해마다 노사분규를 통해 임금 인상을 거듭, 근로자 평균 연봉이 5,000만원선으로 고임금 체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반면 생산성의 경우 최대 경쟁사인 ‘토요타’의 3분의2, ‘닛산’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다 올 들어서도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환율 하락으로 수출용 차량들의 채산성이 악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목표 대비 2.0%포인트 감소 추세를 보이는 등 경영 여건이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생산시스템 중 가장 민감한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행에 사실상 합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행은 현행 체계를 유지할 경우 생산량은 20% 줄어드는 반면 임금 부담은 30%나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고도의 생산성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노사관계를 계속해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생산성은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글로벌 톱5’의 꿈은 요원한 미래가 될 수밖에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현대차는 국내 최대 단일사업장답게 파업은 물론 노사협상 결과 여부에 따라 국내 모든 산업에 막중한 영향을 끼친다. 올 노사협상이 표면적으로는 큰 대과(大過) 없이 마무리를 짓게 됐지만 이번 협상 결과가 앞으로 어떤 부메랑이 될지는 노사모두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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