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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뉴스·이슈에 반짝 열광… 현대 세태 꼬집어

■ 무중력증후군<br>윤고은 지음, 한겨례 출판 펴냄


“갑자기 흥분하다가는 이내 잊어버리는, 감정의 유통기한이 짧은 냄비근성은 결국 현대사회의 결핍과 외로움 때문이지요.” 2004년 소설 ‘피어씽’으로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았던 소설가 윤고은(28) 씨의 첫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은 가볍지 않은 작가의 문제의식을 기발한 상상력과 발랄한 문체로 녹여낸 작품이다. 5,000만원 고료의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소설은 하나 뿐이던 ‘달’이 개체를 늘려간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주인공은 부동산회사에서 전화로 땅을 파는 스물 다섯의 청년 ‘노시보’. 소외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뉴스를 소비하는 뉴스홀릭이기도 한 그는 어느날 ‘제2의 달’이 탄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바짝 긴장한다. 세상이 발칵 뒤집혀 사람들은 두번째 달의 출현에 흥분하며 급기야, 중력을 거부하며 달로 이주하려는 ‘무중력자’들이 여기저기서 ‘커밍아웃’하기 시작하고 사회는 달로 떠나려는 사람들과 자살자들도 늘어난다. 그러나 세 번째, 네 번째 달에 이어 여섯개의 달이 일정한 주기로 계속 생겨나는 동안 급속도로 뜨거워졌던 ‘무중력 열풍’은 그러나 곧 같은 속도로 식어간다. 마치 통닭 열풍이 닭갈비로, 다시 찜닭과 불닭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무중력 열풍이 휩쓸고 간 곳에 ‘무중력증후군’과 ‘만년필증후군’이 차례로 등장하지만 유효기간은 역시 짧다. 주인공 노시보와 같이 대부분의 현대인이 뉴스에 몰입하고, 이슈에 열광하지만 이내 잊어버리고 마는 세태를 저자는 꼬집는다. 윤씨는 “냄비근성은 비단 한국인만의 얘기가 아니라 그냥 본능적인 현대인의 모습”이라며 “다만 뉴스를 소비하거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사실은 직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의 번식에 대한 발상은 저자가 편의점에서 보름달처럼 생긴 빵을 사다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습관처럼 보름달 빵의 성분표를 보다가 실제 달의 성분표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개인 홈페이지에 달의 가상 성분표를 올리면서 달이 대량 생산돼 유통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의 대량생산에 대한 아이디어는 곧바로 소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읽게 된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라는 책의 내용에 푹 빠져 한동안 달 얘기만 늘어놓던 것이 결국 달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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