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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부동산시장 결산] 부동산 불패신화 '화려한 부활'

저금리로 뭉칫돈 유입 '10년전 급등현상' 재연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진행된 부동산 값 폭등에 비교될 정도로 아파트, 토지, 상가 등 부동산 전반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또 전문 투기꾼은 물론 가수요, 실수요자까지 투자 대열에 가세 '전 국민의 떴다방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외환위기 이후 앞다퉈 '부동산 전성시대는 막을 내렸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던 각경제 연구기관들은 이제 '버블 붕괴냐 지속 상승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10년 주기설의 부활 =90년대 초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수도권ㆍ지방으로 확산되면서 전 국토가 투기장으로 돌변했다. 3저 호황으로 국제수지가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중에 풀린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88년 4월~91년 4월까지 3년 동안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160% 올랐다. 88년 4월 평당 평균 280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은 91년 4월 72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서울 강남은 같은 기간 동안 332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무려 206% 상승했다. 특히 강남 대치 선경 아파트 55평형은 평당 327만원에서 1,218만원으로 27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권 40평형 영등포구 50평형, 용산구 60평형 이상 등은 매매가가 1,000만원을 넘었다. 채권입찰제 서울 전역 확대 등 정부가 잇따라 투기억제대책을 내놓았지만 아파트 값은 하락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똑 같은 양상이 재현된 것이다. 올해 아파트가격은 지난 10월말 현재 전년말 대비 전국 평균 16.1% 올랐다. 특히 서울이 22.7%가 상승, 가격오름세를 주도했으며 투자1번지로 꼽힌 강남은 27.9% 상승률로 전국최고를 기록했다. ◇유동성이 부동산상승 견인=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투자 열기 역시 유동성 장세에 기인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에다 주식시장 불안 등으로 인해 갈 곳을 찾지 못한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든 것이다. 90년대 초반 역시 서울 강남에서 시작됐고, 올해 역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단초를 제공한 것도 공통점이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부동산경기 진작을 목적으로 내놓은 분양권 전매허용 등 각종 조치와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금액 상향조정 등은 부동산 경기를 과열로 이끄는 데 한 몫을 했다. 게다가 주 5일 근무제 도입, 국민소득 1만 달러 진입 입박 등 사회 경제적 여건 변화는 부동산으로 시중 뭉칫돈 유입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버블붕괴냐, 지속상승이냐 =80년대 말 부동산 시장과 비교해 볼 때 지난해 이후 부동산시장은 이미 거품기에 진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버블지수 등을 토대로 거품기는 아니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입주물량 증가ㆍ투자수요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 예측과 구매력 있는 35세 이상 인구와 독신가구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이 예견된다는 주장도 대립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시장 변화와 건설사업구조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주택 거래량은 크게 줄었는 데 가격 상승세는 여전한 불황 초기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2분기 주택 거래량은 4만8,817가구로 전 분기(6만5,389가구)보다 25% 감소했는 데 가격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154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다 경기가 불황에 진입하게 되면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하락한다는 논리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도 '부동산 버블과 금리정책'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부동산 거품이 이미 발생기를 지나 확장기에 진입했다고 진한단 것이다. 반면 아직 거품이 아니다는 주장도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집값 거품론을 반박하고 있다. 명목가격은 크게 뛰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격은 별로 오른 게 아니라는 것이다. 동양종합금융도 '한국 경제의 자산 디플레이션 가능성 점검'의 보고서를 통해 아직까지 국내 부동 산 시장에 거품이 형성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하는 등 부동산 경기의 현 위치와 전망에 대해 연구기관별로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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