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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국비환자 1400명 유치… 중동 환자 한국행 러시<br>진료 관광수익 1918억 발생<br>3168명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br>쿠웨이트 사우디 등 유치 임박

지난 3월14일 아랍에미리트(UAE) 자이드 군병원에서 열린 한국의료홍보회 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현지 대학생 2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산업진흥원


아랍에미리트(UAE)의 나민 알 비우치씨는 지난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네 살짜리 딸이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UAE에서는 치료를 받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차에 한국에서는 치료가 가능하니 정부지원을 받고 한국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에 온 것이 올 1월 23일. 1년에 걸친 치료 끝에 아이의 종양은 성공적으로 제거됐고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수술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나민씨는 "치료가 생각보다 너무 잘돼 만족하고 감사한다"며 "여유시간에 놀러 간 에버랜드 등도 아이가 너무 좋아해 치료가 끝나고 귀국하더라도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나민씨 사례처럼 한국을 찾는 중동 국가 환자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UAE에서 정부송출환자 1,400명을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올해(11월 기준 382명)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UAE 전체 국비지원환자(7,000명)의 20%에 이르는 대규모다.

또 다른 중동 국가인 쿠웨이트와도 환자송출협약이 임박했다. 복지부는 쿠웨이트가 내년 1월 한국을 방문해 진료수가, 비자·교통·관광 등 서비스 등을 살펴본 후 내년 상반기 안에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오만·리비아 등과도 환자송출협약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는 지난해 자비로 한국을 찾은 환자만 전년 대비 17.6% 늘어난 1,082명이어서 한국을 찾는 중동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호원 복지부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은 "중동 국가는 우리나라와 경제적 교류가 활발한데다 다른 나라에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을 우리가 잘 치료한 사례가 알려져서 한국으로 보내는 환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UAE를 비롯한 중동 환자 유치사업은 진료수익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손꼽힌다. 암과 심혈관·뇌혈관 등 중증질환 환자가 많아 진료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산업진흥원과 아부다비 보건청 등에 의하면 지난해 UAE 아부다비 보건청 송출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수익은 5,700만원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168만원)보다 무려 34배 많았다. 1억원 이상 고액 진료비 환자도 13명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82명)의 16%에 이른다.

또 이동할 때 가족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전통과 일부다처제 관습 등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동반가족 수가 월등히 많아 높은 관광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UAE 아부다비 보건청 송출환자의 동반가족의 평균 체류비용은 전체 외국인 환자 평균(275만원)의 29배인 8,000만원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는 내년에 UAE 정부송출환자가 1,400명으로 확대되면 1,918억원의 진료·관광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취업유발효과도 3,168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중동 환자의 증가세에 발맞춰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중동보건의료협력지원센터가 그 대표적인 노력이다.

이 센터는 중동 정부에서 한국으로 환자송출이 결정되면 해당 환자를 받는 국내 의료기관과 환자 간 중개를 온라인으로 지원한다. 또 의료기관 이용과 한국 체류과정에서 환자들이 겪은 민원과 불만도 접수해 해결 방안을 찾는다. 체류비자·교통·숙박·관광 등의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제공과 상담지원도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센터는 국내에서 연수하기를 원하는 중동 의사들에게 한국 연수프로그램 신청·접수, 연수 의료기관 중개 등의 행정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센터 개소식에서 "중동 환자가 편히 치료 받고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지원하는 한편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중동에 전수하는 데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 환자송출을 담당하는 알리 오바이드 알 알리 아부다비 보건청 국장은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 자국 환자의 편의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환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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