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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업에 春風 불게 하려면


최근 동일토건과 월드건설에 이어 중견업체인 진흥기업마저 벼랑 끝 위기에 몰리면서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건설산업정보센터에 의하면 건설업 면허업체의 27%가 지난해 단 1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수주 물량이 이렇게 말라붙기는 처음이라는 의견이 많다. 공공공사 물량은 지난해 34%가 감소한 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세제 감면 통해 미분양 해소를 주택업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실패한 업체들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내몰리며, 직원들이 미분양된 물량을 짊어지는 사례가 허다하다. 일부 업체에서는 수개월째 임금이 체불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지난해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해외공사 수주액이 7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법석을 떤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직원들을 고사시키지 않기 위해 해외 진출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단지 해외 수주가 크게 늘었다고 해서 축하만 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갑자기 해외 수주를 늘리려니 저가 수주가 불가피했을 것이고, 이는 수 년 후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 문제는 어느 구석을 보더라도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공물량은 감소하고, 민간 부분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렵다. 얼어붙은 동토의 환경에서 과거 거품경제 시절에 도입됐던 다주택자 중과세나 분양가상한제 등은 여전히 버티고 있어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저해하고 있다. 민자사업도 최소운영수입 보장을 전면폐지한 후 금융기관에서 투자를 꺼리면서 개점휴업상태에 있다. 이러한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 대책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우선 민간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한시적으로 세제 감면 등을 통해 미분양주택의 해소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도 폐지해 분양과 매매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다 보면 매매시장이 얼어붙고 분양이 어려워진다. 당연히 주택공급이 축소되고 전세가격은 폭등하게 된다. 시대착오적인 분양가상한제도 철회해야 한다. 분양가격이 실거래 가격에 부합한다면, 이를 문제시해서는 곤란하다. 공동주택의 리모델링이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조치도 폐지해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민자사업도 최소한의 운영수입 보장이 필요하다. 리스크를 민간 사업자가 모두 짊어지는 상태에서 민간 자본의 유입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또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외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올해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보면 도로예산이 크게 축소된 바 있다. 수자원공사 등은 신규 발주물량이 아예 없다. 공사물량이 부족하면 수익성만이라도 담보돼야 한다. 그러나 건설업체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저가덤핑 등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정부입찰제도는 가격경쟁을 강화하고 있어 적자공사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로서는 마른행주를 쥐어짜는 형국이다. 공시원가 보장되는 풍토 조성을 결과적으로 중소업체의 활로를 도모하기 위해 건설산업정책의 혁신이 요구된다.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최소한의 공사원가가 보장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먹을거리가 부족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술력 위주로 시장을 개편해나가야 한다. 직접시공 능력을 평가해 페이퍼컴퍼니를 퇴출시키려는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나아가 건설업 면허업체가 6만개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무면허업자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면허업자가 시공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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