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 시장 1위 브랜드인 '삼다수'유통권이 바뀐 틈을 타 생수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 삼다수 국내 유통사업권을 잃고 '백산수'를 앞세워 점유율 회복에 나선 농심이 고전하는 사이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와 '백두산 하늘샘'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려 1위 추격에 나서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9월 생수시장에서 삼다수가 35%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킨 가운데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20.5%), 농심(8.9%), '평창수'의 해태음료(8%) 등이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제주개발공사가 제주도 및 주요 대형마트ㆍ기업형슈퍼마켓(SSM)을, 그 외 전국 유통채널을 광동제약이 각각 맡고 있는 삼다수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42.5%에서 7.5%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은 18.8%에서 20%대로 올라서며 삼다수와의 격차를 좁혔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말 삼다수 유통업체가 농심에서 제주개발공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공급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올 초 점유율이 일시 하락했고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제품과 함께 지난해 12월 출시한 제품 '백두산 하늘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8월부터 생수제품 '아이시스 8.0'에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해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삼다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해 12월 백두산을 수원지로 내세운 백산수를 출시한 농심은 올 2월부터 배우 유준상을 모델로 마케팅 활동에 나선 직후 주요 대형마트에서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나 점차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닐슨코리아의 9월 생수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4.3%에 그쳐 해태음료(7.8%)에까지 뒤져 있다. A 대형마트에서도 올해 1~10월 생수 매출 가운데 농심의 비중은 5%에 그쳤다.
백산수는 출시 초기 마케팅효과로 주목받았으나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중시되는 생수시장의 특성 상 삼다수ㆍ아이시스 등 기존 인기 브랜드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제품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아직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으로 출시 첫해인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2017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워 삼다수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다수 유통사업권을 따낸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 삼다수를 통해 56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음료시장의 전반적인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생수시장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및 생수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분야로 꼽힌다. 올 들어 9월까지 생수시장 규모(닐슨코리아 집계)는 4,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96억원보다 10%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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