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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일본 유도의 자존심 이노우에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을 가득 메웠던 일본인들의 뜨거운 응원 소리는 침묵으로 바뀌었고 일장기를 휘두르던 일부 관중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다.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일본 유도의 자존심 이노우에 고세이(26)가 남자 100㎏급 8강전에서 엘코 반더게스트(네덜란드)에게 업어치기 한판으로 매트에 드러누운 순간의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끊임없이 '큰 기술'을 추구해 유도를 예술의 경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 유도의 상징적 인물이었기 때문. 특히 한판승에 강한 집념을 보이는 이노우에의 시원한 한판 기술은 탄성을 자아나게 할 정도여서 일본 관중들의 충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천부적인 소질을 발견한 아버지의 혹독한 훈련 속에 `타고난 승부사' `유도천재'`한판승의 마술사'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이노우에는 약관의 나이로 출전한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99년 세계선수권,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1년 세계선수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지난해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까지 6년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왔다. 99년 세계선수권을 6개월여 앞두고 아버지가 급성 뇌출혈로 눈을 감았지만 자상한 어머니의 위로에 용기를 얻어 슬픔을 이겨낸 사실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더욱 인기를 모았다. 2002년 11월 왼쪽 발목 뼛조각 제거수술의 공백을 딛고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우승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던 이노우에.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뒤엎고 8강 패배 후 패자준결승에서도 아제르바이잔 선수에게 한판으로 발목을 잡혀 노메달 수모 속에 올림픽 2연패의 꿈도 접어야 했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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