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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항공기(드론), 군사 목적 넘어 촬영·배송 맹활약… 물류혁신 등 '산업빅뱅' 주역 부상

■ 중기가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미 상업적 운용 허용… 성장세 가속

국내서도 '톱3' 목표 2500억 투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독자개발한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기(TR-60)를 지난 10일 고흥센터 상공에서 시험비행했다.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항우연의 드론이 힘차게 창공을 가르며 날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근 드론이라 불리는 소형 무인항공기의 활용도가 군사적 목적을 넘어 방송 촬영, 레크리에이션, 배달 서비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교량·첨탑·송유관 등 원격 점검과 실종자 수색, 농작물 모니터링, 산불·밀렵 감시, 지도 매핑 등의 분야에서도 드론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무인기 산업은 큰 폭의 성장세가 예견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방산 전문 컨설팅기업 틸그룹에 의하면 세계 무인기 시장은 지난 2014년 64억달러(약 7조원)에서 오는 2024년 115억달러(약 12조5,800억원)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민간 무인기 시장도 7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128%의 고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15일 마켓리포트에서 드론이 전 세계 산업의 빅뱅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유망 신사업 분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항공청(FAA)이 올해부터 자국 영공에서 상업적 목적의 무인기 운용을 허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 무인기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의 행보를 세계 각국이 뒤쫓으며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획기적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물류산업이다. 이미 아마존·DHL·알리바바 등 유명 물류 및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무인기 배송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생기업 매터넷은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무인기 배송 모델을 개발 중이다. 유영복 KISTI 산업정보분석실 박사는 "배송시간 단축과 비용절감이 가능한 무인기 배송서비스로 인해 물류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구글과 페이스북이 태양광 무인기를 활용한 신개념 인터넷서비스를 연구하고 있는 등 무인기 분야에 대한 유수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정부가 오는 2023년까지 세계 3위의 무인기 강국 도약을 목표로 무인기 연구개발에 8년간 2,572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무인기의 산업적 가치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유영복 박사는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무인기 개발에 착수, 2011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에 성공하는 등 세계 7위의 무인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군수용과 민간용 무인기 기술의 장점을 접목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용 무인기의 보급이 확대되려면 비행 공역 가이드라인과 주파수 분할 등의 법·제도적 기반 조성이 선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한 안전성과 신뢰성 향상, 전자·기계 부품의 극소형화, 배터리의 고성능화, 비행 및 운용체계의 단순화 등도 무인기에 의한 산업혁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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