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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로 "새 먹거리 더 보여주고 축복받는 승계방법 고민해야"

■ 삼성전자 2년차 맞은 JY 힘 실리는 선택과 집중 <하>

평택 투자 등 신속한 의사결정…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놀라워<br>예상보다 훨씬 안정적 경영<br>금융 M&A로 해외시장 노리고 바이오 등 新성장 더 힘실어야

10일 현재 삼성그룹 사내매체 '미디어삼성'에 임직원들의 쾌유 기원 메시지와 함께 올라와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모습. 이 회장이 지난 2011년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지난 1년 동안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미래 삼성의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금융·바이오·헬스 등 새로운 먹거리 분야에서는 뚜렷한 진전이 없어 아쉽다." (삼성그룹 계열사 전임 사장 A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문제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축복을 받는 승계가 되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삼성그룹 계열사 전임 사장 B씨)

10일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측하지 못했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삼성 경영을 진두지휘했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나름의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분기 '어닝 쇼크'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해 올해 'U자형'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이 부회장이 조용한 리더십을 통해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삼성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온 시스템은 건재하다는 점을 확인한 게 JY 1년 차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삼성을 떠난 '올드보이(OB)'들의 평가는 어떨까.

삼성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JY 체제 2년차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경영을 안정시켰다"며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좀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삼성의 원로들은 우선 지난해 전격 성사된 한화와의 빅딜이나 투자 규모 15조원이 넘는 평택 반도체 라인 신설 등 과감한 결정에 대한 후한 평가를 내렸다. 회사 경영상 중요한 결정은 타이밍이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 전직 사장은 "이 부회장이 의사 결정에 스피드가 있고 적극적으로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다"며 "오랜 세월 현장에서 일을 하며 경영 수업을 직접 받아서 흔들림 없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대해서도 "놀랍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와병 이후 시진핑 중국 주석, 엔델 웍스 코닝 CEO,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창쩐밍 시틱그룹 회장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인맥을 다졌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쌓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비교하면 분명히 상반된 모습이다. 또 다른 전직 사장은 "본인이 해외 네트워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매우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의 위치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신성장 사업으로 지목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제조업체에 몸담았던 한 전직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의료 보험의 재정 건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헬스 사업은 분명한 성장 사업이고 국가적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하다"며 "삼성이 이 분야들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도 진전이 없어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 계열사 출신의 한 사장은 "금융 부문은 내수 시장만으로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인수합병(M&A)을 해서라도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최근 재계의 최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법리나 세금 같은 하드웨어적인 문제보다 감성을 더 큰 화두로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듭 고언했다. B 사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1년간 '훈련을 잘 받은 젊고 유능한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는 '개인' 이재용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해 국민으로부터 축복을 받는 승계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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