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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조상에게서 폭력·이타성 함께 물려받았죠"

앤 드루얀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출간 맞춰 방한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는 조상들의 폭력성을 물려받았습니다. 한편 서로 돕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타성도 간직하고 있죠. 이런 이중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1996년 작고한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세 번째 부인이자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앤 드루얀(59ㆍ사진)이 1992년 남편과 함께 쓴 책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Shadows of Forgotten Ancestors)’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그는 “1980년대 말 미국과 소련의 핵 경쟁을 보며 인류 멸망의 위기감을 느낀 게 집필 계기”라며 “인류 기원을 살펴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진화론의 발전 과정, DNA의 기본 원리 등을 되짚으며 폭력성, 이기주의, 도덕성 등을 추적한다. “출간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책의 뼈대를 이루는 과학 정신은 아직 바뀐 게 없어요. 다만 새로 바뀐 과학적 사실만 일부 수정했어요. 예를 들면 당시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150억 년이라고 추정했는데 최근 137억 년으로 보는 게 지배적이거든요.” 지적 영감을 주는 동료이자 사랑하는 남편 칼 세이건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 감독 노라 애프런의 파티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는 부인과 함께 있었죠. 우리는 금세 친해졌고 2년 동안 우정을 쌓았어요. 그러다 NASA의 보이저호 프로젝트에 함께 일하면서 동료 이상의 관계가 된거죠. 그는 ‘우린 10년 전에 만나야 했다’며 청혼했고 저는 승낙했죠. 우린 당시 키스도 한 번 안 한 상황이었어요. (웃음)” 그는 작고한 세이건에게 바치는 프로젝트가 준비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주항공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국인들에게 제 ‘코스모스 스튜디오’ 작업을 소개하고 싶어요. 러시아 소유즈 로켓으로 발사된 우주선이 80개의 패널로 구성된 돛을 펼칩니다. 태양풍을 동력으로 가속되면서 광속의 10분의 1까지 속력을 낼 수 있어요. 명왕성을 넘어 다른 항성계를 탐험하는 꿈이 이뤄지는 거죠.” 비슷한 원리의 우주여행을 소설화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베스트셀러 ‘파피용’이 현실화될 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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