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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창업주 '손털기' 속출
입력2001-10-21 00:00:00
수정
2001.10.21 00:00:00
수익모델 악화에 올 11% 주인 교체주가 띄운후 처분 투자자들 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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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기업의 대주주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
상당수의 코스닥 창업주들은 수익모델 고갈로 장래가 어둡다고 판단해 회사를 팔아넘기고 있다. 일부 부도덕한 대주주들은 헛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띄운 뒤 지분을 모두 처분해 '한탕' 챙기고 짐을 싸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장난에 물린 인수기업과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갱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한마디로 주인은 떠나고 손님들이 남아 회사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는 꼴이다.
2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최대주주가 바뀐 코스닥등록기업은 모두 75개사에 이른다.
현재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679개 기업 가운데 올 들어서만도 11%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건수로 따지면 더욱 많아 99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의 50건에 비하면 2배나 많은 것으로 월평균 10건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머니게임의 대상이 되면서 주인이 무려 여섯 차례나 바뀐 경우도 있다.
바른손이 그런 경우다. 이밖에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과 인터리츠ㆍ코네스도 각각 네 차례와 세 차례씩 대주주가 바뀌었다.
이처럼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회사는 실속 없는 겉포장만을 거듭하고 있다.
인터리츠(옛 하이론코리아)는 반년 만에 침구류 생산업체에서 생채인증기업→모바일전자상거래 업체→정보기술(IT)제품 유통업체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당시의 주력제품은 오간 데 없고 신규사업발표만 남발하면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를 새로 인수한 대주주들도 증자와 각종 편법으로 호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선진기술을 개발(R&D)하는 데 사용해야 할 회삿돈을 개인용 대여금이나 출자회사 지원 등의 형태를 통해 빼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테크원이다.
이 회사 대주주는 회사의 현금과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운영자금을 횡령해 도주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화의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누보텍의 대표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주주들이 모은 유상증자 대금을 갖고 사라지기도 했다.
또 등록기업의 대주주가 계열로 거느리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비싸게 매입, 대주주는 한몫 챙기고 출자한 등록기업이 대규모의 평가손실을 떠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이에 회사 내부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반투자자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껴안고 있는 꼴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시장에서는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으며 수익모델이 없는 기업들은 보유자산이 소진될 때까지 버티는 '캐시버닝(cash burning)'이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벤처기업을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시키거나 청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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