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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입국 다시 불 지피자] "한국산업, 과학혁신 없인 지탱 힘들어"

조지 스무트 UC버클리 물리학과 교수


갈색 텀블러를 든 노(老)교수의 첫 대답은 "노 프러블럼(No Problem)". 바쁜 일정에 한두 개의 질문밖에 안 된다고 들었다는 얘기에 환하게 웃으며 "시간이 안 되면 이따 저녁을 같이 하자"고 친절하게 말했다. 우주배경복사의 불균일성을 발견해 우주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넓힌 공로로 지난 200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F 스무트(66ㆍ사진) UC버클리 물리학과 교수는 한국과 친근하다. 2008년 국내 모 정수기 업체 광고 모델로 출연한 데 이어 2009년부터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2009년 당시 강연에서 "한국 대학생들의 기초과학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고 꼬집기도 했던 스무트 교수는 한국 기초과학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비좁은 국토와 없는 자원에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응용과학에 집중 투자했고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 막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눈을 뜬 한국인들의 노벨상에 대한 기대는 늦게 출발한 사람의 조급함"이라고 말했다. 스무트 교수는 이어 "노벨상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성숙하고 순수기초과학의 기반이 확립됐을 때 자연적으로 얻는 부산물"이라며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선진국의 공통점은 기초과학의 가치에 대한 높은 인식과 지속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은 오랜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기초과학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스무트 교수는 "무엇보다 우수한 기초과학자를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에게 정치ㆍ사회ㆍ경제 등 외부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연구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독립적 연구조직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인기 시트콤 '빅뱅이론'에 출연한 스무트 교수는 "내가 직접 나가겠다고 해서 출연했고 과학이론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보탬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무트 교수는 최근 우주의 기원과 관련된 암흑에너지 연구를 위한 차세대 지상실험(BigBOSS) 준비에 열정을 쏟으며 차세대 감마선 폭발 초기광 관측실험(UFFO)를 위한 글로벌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에게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 관측한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보다는 유치원생에게 과학을 설명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스무트 교수는 "한국의 산업기반은 과학혁신 없이 지탱할 수 없다.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국가의 미래를 재설계 해야 한다"며 노트북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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