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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룸, 커튼월 시장 우위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 신성장동력도 적극 육성해 제2 도약에 나서겠습니다."
12일 서울 성동구 삼우이엠씨 본사에서 만난 정지찬(사진) 대표는 지난 아픔을 이겨내고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할 때라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첨단 내외장재 전문기업인 삼우이엠씨는 반도체 산업의 투자 감소와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지난해까지 2년간 적자를 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0년엔 국세청 세무조사로 70억원을 추징당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내실 다지기를 통해 올 1ㆍ4분기와 2ㆍ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일시적으로 적자를 냈지만 기술력과 업계 신뢰도 등 펀더멘털은 변함 없다"며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우이엠씨는 클린룸(clean room) 특허를 보유한 유일한 업체로, 국내 클린룸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 바이오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클린룸은 공기 속의 부유 물질이 규정된 수준으로 관리되고 온도ㆍ습도ㆍ압력 등 환경조건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공간을 뜻한다. 회사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삼성의료원, 분당 서울대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 및 생명과학 연구기관에 클린룸용 판넬을 거의 도맡아 공급하고 있다.
중국,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어서 내년 클린룸 관련 매출만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 확보도 점쳐지고 있다.
삼우이엠씨는 또 고층 건물에 적용되는 외장 건축 양식인 커튼월(curtain wall)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 서초동 사옥, 해운대 하이페리온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시공했다. 커튼월에는 통상 특수 유리가 사용되는데, 삼우이엠씨는 3중 특수 복층 유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 수익성 향상은 물론 유리 사업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태양광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를 자체 개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회사는 현재 태양광 산업의 침체 등으로 관련 매출 비중이 높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기술력을 축적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빌딩 자체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확산됨에 따라 회사가 개발한 더블스킨시스템 창호도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열에 의한 온실효과를 차단해 열효율성이 뛰어난 이 시스템은 난방에너지를 30% 절감할 수 있고 냉방 에너지는 50%까지 줄일 수 있다. 정 대표는 "아직은 단가가 비싸고 인식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인 R&D로 원가를 낮추는 등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황이 심화되도 끄떡없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IMF도 이겨낸 저력이 있다"며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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