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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의 역설'… 시중은행 저원가성 예금 1년새 34조 급증

■ 파이낸셜포커스… 시중銀 '저원가성 예금' 대폭 증가

거액 뭉칫돈 갈곳 잃고 보통예금 형태 머물러

예대 마진 개선 큰도움

급여이체 지정할땐 우대 등 저원가성 예금 유치에 사활

"구속력 없어 불안" 우려도


저금리의 역설인가. 시중은행이 보유한 이른바 저원가성 예금이 1년 사이에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0.1% 정도의 금리만 제공하고도 대출자금으로 굴릴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의 예대 마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거액의 뭉칫돈이 갈 곳을 잃고 은행권의 보통예금 형태로 머물며 나타난 현상이다.

저금리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갈수록 주는 상황에서 갈수록 증가하는 저원가성 예금이 그나마 하락폭을 줄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보통예금 등을 포함한 저원가성 예금이 1년 만에 34조원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지난 3월 54조5,810억원에서 지난달 64조9,980억원으로, 국민은행 또한 같은 기간 69조2,770억원에서 80조370억원으로 양행 모두 1년 사이에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31조1,730억원에서 39조6,580억원으로, 우리은행은 61조6,770억원에서 67조9,150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량을 기록했다.

전체 예수금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3.2%포인트 상승한 39.2%를 기록해 시중은행 중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가장 높으며 국민은행 또한 3.6%포인트 증가한 39%다. 하나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6.9%포인트 증가한 35.5%를, 기업 고객 비중이 많은 우리은행은 0.8%포인트 증가한 32.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저원가성 예금 확보로 은행의 이자비용은 대폭 줄었다. 국민은행은 2013년 이자비용으로 5조3,290억원을 지출했지만 지난해에는 4조5,807억원에 그쳤다. 8,000억원 정도를 절약한 셈이다. 여타 은행도 이자비용이 크게 줄었다. 신한은행은 4조4,190억원에서 3조8,153억원으로, 우리은행은 4조5,929억원에서 4조3,282억원으로, 하나은행은 3조4,054억원에서 3조973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이자 감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액보다 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액이 더 컸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을 핵심예금으로 분류,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시중은행이 대출이나 예·적금 상품 가입시 급여이체나 공과금 자동 납부 통장을 지정할 경우 추가 우대금리를 주는 것 또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의 한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은 "저원가성 예금은 조달비용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은행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은행이 급여이체 통장 확보를 위해 가두캠페인을 벌이는 등 활동에 나서는 이유도 다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이 언제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저금리의 축복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정기예금이나 적금과 달리 이자를 담보로 한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늘고 있는 저원가성 예금은 각 은행이 영업을 잘해서라기보다는 저금리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컨트롤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기업이 맡겨둔 예금 또한 투자처가 마련되면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수익 향상을 도모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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