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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더 주지 못해 미안"

평생 모은 5000만원 기부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사진) 할머니가 평생 모은 쌈짓돈 5,000만원을 기부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1,184차 수요집회에서 김 할머니는 광복·종전 70주년을 맞아 분쟁 지역 피해 아동과 평화활동가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에 전달했다. 이 돈은 강간 피해 자녀와 평화활동가를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김 할머니는 "일본서 배상이 나오면 한 푼도 안 쓰고 전부 딱한 사람들에게 바치겠다 생각했는데 이게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며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지난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열네 살의 나이에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광둥과 홍콩,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세계를 다니며 위안부 만행을 증언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경없는기자회가 선정한 자유 영웅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 할머니는 "매달 조금씩 나오는 생활비 하나도 안 쓰고 푼푼이 아껴 모은 돈"이라며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할매는 그거 모으는 데 진짜 힘들었다"고 말하고는 쑥스럽게 웃었다. 김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나비가 돼주세요. 외롭고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는 한 마리 나비가 돼주세요"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같은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7) 할머니와 함께 일본 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자신처럼 전쟁 중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2012년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배상을 하지 않자 우선 할머니들의 뜻을 따르는 시민들의 기부로 나비기금이 조성됐고 베트남전 성폭력 피해자와 내전 피해를 입은 콩고 여성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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