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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心 흉흉… 집단행동 조짐

`농심(農心)`이 흉흉하다. 가뜩이나 여름 내내 내린 비로 농작물 작황이 나쁜 상황에 초강력 태풍으로 남아있던 벼마저 침수되고, 상당수 과일이 떨어져 농민들의 마음이 뻥 뚫렸다. 특히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및 농업시장 개방을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멕시코 칸쿤에서 일어난 이경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의 자살사건은 농민들을 극도로 자극시키고 있다. 농민단체들도 공공연히 대규모 시위에 나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히 폭발일보 직전이다. ◇벼랑끝으로 내몰린 농심=최종 각료선언문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살아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의 초안에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각료회의 초안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더라도 농산물 관세인하를 대폭 감축하고, 농업 보조금을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어 농업시장을 사실상 전면개방해야 하기 때문. 이번 회의에서 각료선언문 도출에 실패, 잠시 한숨을 놓을 수 있게 됐지만 미국과 EU측의 거센 압력에 언제라도 국내 농업시장은 개방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농민들을 짙누르고 있다. 또한 올 정기국회에서 FTA 비준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태풍 피해 등 올해 유례없는 흉작도 농심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특히 멕시코 칸쿤에서 농업시장 개방을 반대하며 할복자살한 이경해씨 사건으로 농촌은 사실상 폭발 직전에 처해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관계자는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친 상황에서 불가피한 농업 개방은 농촌을 더욱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 단체행동 초읽기=농민단체들의 움직임은 이경해씨의 시신이 국내로 운구되는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으로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추모행사를 주관하게 될 한농연은 이씨의 죽음으로 쏠린 농산물 개방에 대한 국민적인 높은 관심을 살려 FTA 비준 반대와 농산물 개방 저지 등 자신들의 뜻을 강력히 밀어부치기로 했다. 지난 4월 9개 농민단체가 모여 결성했지만 아직 조직력이 충분하지 않은 전국농민연대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 한농연은 전국적인 대규모 추모행사 개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이번 주중 대국민 선전용 집회 등 상당한 규모의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일단 농민단체들은 오는 22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감시하면서 예산안 심의와 추곡수매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오는 11월19일 여의도와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농민 10만명이 참가하는 농민생존권수호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전농 또한 11월13일 `WTO 반대 농민대회`를 열 예정이며 전국민중연대도 11월28일 대규모 농민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전농 관계자는 “올해는 농사를 망친데다 농업 시장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만큼 지난해보다 2~3배 많은 30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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