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알리바바의 마윈(50), 텅쉰(텐센트)의 마화텅(43),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마마리'로 불리는 이들은 중국 인터넷 시장의 '키플레이어'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동행한 중국 기업인 250명 중 마윈·리옌훙 회장은 유수의 국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제치고 중국 기업의 간판스타로 대접받았다.
이들은 1998~2000년이라는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산업에 뛰어들어 중국에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성장배경은 확연히 다르다. 마윈과 마화텅이 순수 국내파인 반면 리 회장은 미국 유학파다. 리 회장은 베이징대와 뉴욕주립대에서 정보기술(IT)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또 마윈 회장과 리 회장이 가난하고 평범한 집안 출신인 데 반해 마화텅 회장은 관얼다이(官二代ㆍ관료 2세)로 태어났다.
성장배경이 다르듯 이들은 각기 다른 플랫폼으로 자신의 인터넷 왕국을 만들었다. 마윈 회장은 중국 전통상인들의 고향인 항저우 출신답게 인터넷과 B2B를 접목했다. 단돈 50만위안(당시 약 7,000만원)으로 시작한 알리바바는 14년 만에 연간 거래규모 170조원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마윈 회장은 승부사다. 창업 6개월 만에 골드만삭스로부터 500만달러의 투자를 받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6분 만에 설득해 2,0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003년 e베이가 중국에 진출했을 때 알리바바는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수수료를 없애고 무료광고를 허용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결과는 알리바바의 대승이었다.
'펭귄제국(QQ)의 황제'로 불리는 마화텅 회장. 4월에 그가 중국 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혔을 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중국 인터넷 세상에서 마 회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는 정보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간파하고 소통의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스라엘의 채팅 프로그램 ICQ를 모방해 만든 OICQ로 한차례 실패를 겪은 후 탄생한 PC 메시지 QQ는 이용자 수만 해도 20억명에 달한다. 마화텅은 모방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조의 출발이라고 강조한다. 전세계 4억7,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메신저 웨이신(위챗)이 카카오톡의 카피캣으로 불리자 마 회장은 아예 카카오톡 지분을 인수해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톡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마 회장의 다음 목표는 카카오톡 인수다. 마 회장은 모방→변형→창조의 공식으로 13억 중국인의 소통 플랫폼을 만들었다.
PC·휴대폰 등에 항상 뜨는 강아지 발바닥은 중국인을 인터넷 세상으로 안내한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가난한 공장 노동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리 회장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성공의 아이콘이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다 월스트리트를 거쳐 인터넷 기업 인포시크 등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서른한 살이던 1999년 120만달러로 한 허름한 호텔 방에서 바이두를 창업했다. 리 회장의 경영철학은 '바이두(百度)'라는 이름에 그대로 드러난다. '무리에서 그를 천번이고 백번이고 찾는다(千百度)'는 송나라 시에서 따온 바이두는 정확한 정보를 위해 백번 천번 끈질기게 검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 회장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다. 신규 사업보다는 검색 플랫폼을 강화하는 데 힘을 쓴다. 바이두 창업 이후 검색엔진이 아닌 다른 영역에 진출한 적도 없다. 다른 영역은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인수 방식을 택했다. 리 회장은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형세를 판단하고 기회를 살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