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너무 젊어지는 투신사
입력2003-07-07 00:00:00
수정
2003.07.07 00:00:00
A투신운용사는 지난 4월초 채권과 주식을 총괄하는 운용본부장의 사표를 받았다.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책임을 묻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자리를 채웠던 신임 운용본부장마저 퇴사했다. 석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왜 회사를 떠나야 했는지 이유가 궁금했다.
A투신측의 답변은 이랬다.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투신업계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었는데 마땅한 기준이 없어 나이를 고려했을 뿐입니다” A투신에서는 이 본부장 외에도 마케팅본부장과 주식운용을 담당했던 부본부장도 회사를 떠났다. 현재 이 회사에 남아있는 기존 임원은 사장을 포함해 두 명뿐이다.
투신업계를 취재한 지 반년이 돼 간다. 그 동안 가장 많이 접한 말이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인력 감축이다. 한투ㆍ대투ㆍ현투 등 이른바 3투신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투신사는 최근 3~4달 사이에 물갈이가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A투신운용사의 경우 하도 자리바꿈이 많아 누가 어디로 갔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안면 좀 익혔다 싶으면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B투신사의 마케팅팀장은 이제 겨우 서른아홉살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앞으로 한 3~4년 남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대답을 한다.
처음에는 하도 이직이 잦길래 다들 갈 곳들은 마련해놓은 줄 알았다. 하지만 이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전혀 아니다. 특별히 재주 좋은 몇 사람을 빼면 대부분 개인사업 아니면 백수 생활이다. 나가면 즉시 맞닥뜨리는 게 생존의 문제다. 나간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은 사람들도 내일이면 똑같이 겪어야 할 문제다.
나이가 젊어진다고 회사가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투신업계 상황이 더욱 나빠져 30대 후반의 팀장과 40대 초반의 임원을 내보내고 나면 누구에게 일을 맡길지 염려된다.
논리로 따지면야 인력 감축에 이의를 달 수 없을 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 투신업계를 보면 사람들 나이가 너무 젊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간 사람들의 생존은 논리 이전의 문제인데 말이다.
<한기석기자(증권부) >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