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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첫걸음 부품·소재 기술개발'에 거는 기대


역사상 최초의 자동차는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라는 이름을 지녔다. 1886년 독일의 카를 벤츠가 가솔린 엔진을 삼륜차에 부착해 만든 자동차였다. 카를 벤츠는 곧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도 설립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탄생이었다. 최초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1시간에 2마일을 갔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마차에 비하면 형편없는 속도였다. 남자들의 빠른 걸음보다 느렸다. 모든 사람들이 비웃었다. 그렇게 첫걸음을 내디뎠던 자동차는 이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만약 비웃음을 견디지 못하고 거기서 멈췄다면, 아니 첫걸음조차 떼지 못했다면 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는 없었을 것이다. 올해부터 '첫걸음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이 출범했다. 그동안 정부 연구개발(R&D)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품·소재 분야의 숨은 강소기업을 발굴해내자는 취지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통해 지난해 현재 286곳에 불과한 일류 상품 보유 부품ㆍ소재 강소기업 수를 오는 2020년까지 1,000여개로 늘리고 고용 창출도 45만명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R&D 지원 사업을 따로 마련한 것은 현행 R&D 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소재(WPM) 개발과 미래산업 선도 등을 위해 R&D가 대형화ㆍ고도화되다 보니 정부의 R&D 지원도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품·소재 산업은 전체 제조업 발전의 근간이자 완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그 저변을 확대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때문에 이제라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걸음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이 마련된 것은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동시에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정부 R&D 사업에서 배제돼왔던 이유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들이 전 세계 특허 동향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대기업들의 납품업체라는 지위에만 만족했던 안일함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사업 아이템의 시장성이나 사업계획, 마케팅 전략을 대기업에 버금갈 정도로 그럴싸하게 수립하지 못해 정책 입안자나 집행자들의 눈에 들지 못했던 한계도 있다. 국내 풀뿌리 기업들은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라는 날개를 달아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경제를 떠받칠 산업 역군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국내 풀뿌리 중소기업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빛날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응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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