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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남아돈다

수차례의 도전끝에 지난해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A씨는 변리사 등록요건인 수습사무를 위해 특허법률사무소 이곳 저곳의 문을 두들겼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번번이 쓴 잔을 마셨다. A씨는 7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겨우 일자리를 찾은 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이처럼 최근들어 변리사 수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변리사 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는 지적재산권 출원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변리사 등록 인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해 60~70이던 변리사 시험 합격자수는 지난해부터 200명으로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변호사들도 변리사로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특허등록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적재산권의 출원건수는 28만9,000여건을 기록, 2000년(28만3,000건)보다 2%(6,000건)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변리사 등록인원은 지난 98년 598명이던 것이 99년 935명, 2000년 1,270명, 2001년 1,770명, 올해는 6월 현재 2,013명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해 평균 400명이 신규등록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올해의 경우 신규 합격자 200명 이외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변리사법시행령개정안이 하반기 통과될 경우 특허청 공무원 590여명이 한꺼번에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돼 변리사 시장의 포화상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100여명의 특허청 박사특채자들의 경우 자격증 획득과 동시에 개업 또는 변리시장 취업에 나설 것이 확실시돼 개업변리사는 물론 수험준비중인 예비변리사들까지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 강남지역 변리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붐 이후 지적재산권 시장 활성화로 한시적으로 변리사 증가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월급조차 빚을 내 줄 정도로 일거리가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며 "자격증있는 특허청 공무원들에게는 별문제가 안되겠지만 올해 신규 합격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수습할 곳을 찾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사정은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특허청 직원들도 마찬가지여서 이들도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있는 변리사 시장 때문에 앞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특허청 김모 사무관은 "조만간 박사특채자 100여명이 자격증 취득과 동시에 특허청을 떠난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일반 직원들 또한 '더 늦기전에 개업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와 내년 신규 합격자가 각각 200명이 배출되고 특허청 출신 자격자들이 대거 시장에 나설 경우 사상 최대의 경쟁이 벌어질 것이 불가피해 개업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 99년 이후 지적재산권 출원이 늘어나면서 변리사 수급 확대 정책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으나 벤처위기이후 예상과 달리 지재권 출원율이 미미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변리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하반기이후 특허법률사무소의 합병 또는 폐업 등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전=박희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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