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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스톡옵션 '수술'…"기업 가치 훼손"

'경영진에 대한 과다한 성과 보수'…공감대 형성

금융회사들이 스톡옵션 발행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향으로 보상시스템을 고치고 있는 것은 경영진에 대한 과다한 성과보수가 회사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우수한 경영진을 유치하고 업무동기를 부여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과다한 스톡옵션 행사가 회사의 비용부담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불만의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국민은행이 오는 31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강정원 행장과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를 삭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금융권에서 ‘스톡옵션 축소’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감독당국이 엄격한 스톡옵션 발행요건을 강조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정부 방침을 수용함에 따라 다른 금융회사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이사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 안건에서는 스톡옵션 부여를 삭제했지만 정관이 개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다시 스톡옵션 발행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스톡옵션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강해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스톡옵션을 줄이는 대신 현금이나 주식그랜트를 주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스톡옵션 개혁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12월 은행연합회와 금융연구원에서 스톡옵션 개선과 관련된 최종안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스톡옵션 발행요건을 손질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스톡옵션 개정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었다”며 “은행연합회와 금융연구원의 최종안이 나오면 자체적으로 검토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회사도 신한은행을 포함한 자회사에 대해 스톡옵션을 축소하거나 발행요건을 객관화하는 방향으로 규정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非)은행권에서는 스톡옵션 폐지가 이미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스톡옵션도 없다. 손해보험사들도 LIGㆍ현대해상ㆍ동부화재 등 대부분이 스톡옵션 제도를 갖고 있지 않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4년까지 시행하다 폐지했고 2005년부터는 현금을 지급하는 인센티브제도로 변경했다. 카드사로는 유일하게 상장된 삼성카드도 스톡옵션제도가 없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53개 금융회사 중 스톡옵션을 부여한 회사는 26개사로 전체의 49.1%에 이른다. 이는 상장된 비금융회사의 25.4%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다수 금융회사들이 스톡옵션과 성과를 연동시키지 않고 성과달성 여부에 관계없이 스톡옵션을 받는 고정형 스톡옵션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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