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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이끄는 넌버벌 퍼포먼스 '속 빈 강정'

아류작 '우후죽순' 과열양상에 中·동남아 관광객에 덤핑 판매<br>객석 꽉 채워도 제작비도 못건져… 수익성 갈수록 크게 줄어들어

'난타' 등 대표 관광상품으로 각광받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들이 저가 패키지 관광 상품 관람객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속 빈 강정' 으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점프의 한 장면.

'난타', '점프' 등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615만 명 가운데 5.2%(32만여명)가 넌버벌 퍼포먼스를 관람했으며 지난 해에는 879만 명 가운데 11.8%(104만 명)에 달해 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자 '난타'와 '점프' 등 원조 작품 외에도 '브레이크아웃', '드로잉쇼', '비밥', '하이킥' 등이 선보이며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은 20편에 달한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공연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과열 양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저가 패키지 관람객들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넌버벌 퍼포먼스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중화권과 동남아 관람객=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장의 주된 관객층인 일본인이 많았으나 최근들어 중국인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훨씬 많아졌다. '난타'의 경우 지난 2007년 일본인 관람객 17만여명, 중국과 동남아 관람객 12만여명에서 지난 해는 일본인 25만여명, 중국과 동남아 관람객 35만여명으로 주 소비층이 역전됐다. '점프'도 사정이 마찬가지여서 지난 2008년 일본인 관람객 3만 2,000여명, 중국이나 동남아 관람객 2만 7,000여명이던 것이 지난 해에는 각각 4만 8,000여명, 9만여명으로 무게 중심이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로 옮겨갔다. 정동극장의 '미소' 역시 2009년 일본 관람객 1만 7,000여명이 올해 3ㆍ4분기까지 9,900여명으로 급감한 대신 같은 기간 중화권 관람객은 2만 3,000여명에서 3만 1,000여명으로 늘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중화권과 동남아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덤핑가 요구로 제작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공연 속출=문제는 외국인 관람객이 양적으로는 확대됐지만 질적인(수익성) 면에서는 떨어진다는 데 있다. 개별 자유여행이 많은 일본인 관람객은 국내 관객과 비슷한 수준의 티켓 가격(3만~5만원)을 지불하는 반면 저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중국이나 동남아 관객의 경우 A석(3만원) 가격에도 못 미치는 1만원 내외에서 티켓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다 보니 객석을 100% 다 채워도 공연 1회분 제작비조차 회수하기 버겁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 측에서 좌석을 블록으로 사기 때문에 제작사로서는 마진을 포기하면서 덤핑가로 팔고는 있지만 관객을 받으면 받을수록 수익성은 떨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국인 관람객 의존도가 높은 제작사로서는 최대 공급처인 여행사에 대놓고 따질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여행사측도 할 말이 없지 않다. 중화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K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대부분 1인당 40만원 이하의 저가 상품을 구입하는데 티켓 가격을 정가로 지불하면서 공연을 투어 일정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티켓 가격이 보장돼야 공연의 질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패키지 관광객을 통해 객석 규모를 채우는 데만 급급하기보다는 개별 자유관광객에 대한 홍보에 힘을 기울여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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