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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에서 한국의 치킨업체가 최근 종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치맥(치킨+맥주)'의 인기가 치솟으며 호황을 맞은 데 이어 농심 신라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별그대'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농심은 중국법인 농심차이나의 지난 1~2월 매출이 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하며 1999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9일 밝혔다. 올해 1~2월 신라면도 900만달러어치가 팔리며 최대 매출기록을 세워 '별그대 특수' 수혜자로 등극했다.
농심 측은 서부내륙 신시장 개척 및 온라인 사업 확대와 더불어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별그대 열풍 영향으로 라면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종영된 별그대가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을 일으켰다"며 "특히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식품에 대한 호기심이 상상 이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농심 타오바오 쇼핑몰에서 2월20일 도민준과 천송이가 여행지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이 방송된 후 주간 매출이 전주 대비 60%나 올랐다. 게다가 상하이 코리아타운 격인 '홍천로' 지역에 있는 한 라면 전문점에서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라면을 먹기 위해 1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인근 한인 마트인 '1004마트'에서는 최근 신라면 품절 사태까지 빚어졌다.
앞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별그대 효과로 3주 만에 매출이 50% 이상 신장하고 교촌치킨이 오픈한 지 1년도 안돼 3배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하자 CJ푸드빌의 '비비고'는 이달 초 신메뉴인 '치맥 세트'를 중국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중국 내 별그대 열풍은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1면에도 대서특필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WP는 "최근 중국은 폭탄테러·경기둔화와 같은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열린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 드라마 열풍이었다"고 보도했다. WP는 현지 언론보도를 인용해 중국 장쑤성의 한 임산부가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이 언급한 치맥을 먹으며 매일 밤 드라마를 보다가 유산할 뻔한 사례 등을 소개하며 중국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2008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 이후 또다시 중국인들의 문화적 자부심에 타격을 입혔다고 WP는 지적했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참석자는 "별그대는 단순의 인기 한국 드라마가 아니다. 이는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에 상처를 준 사건"이라고 한탄했다.
특히 중국이 스스로를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라고 여기는 상황에서 일본 만화와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쿵푸팬더' 이상의 충격을 중국 사회에 던져줬다고 WP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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