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26일 오후11시쯤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을 경기 안성시 금수원 근처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범인도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이사장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체적인 경위와 현재 은신처에 대한 단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또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의 자금흐름에서 수상한 점이 있다고 보고 이 이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의과대학 교수이기도 한 이 이사장은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 이사장은 18일 금수원 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주도했으며 이 자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1주일 후 유 전 회장을 금수원에서 만나 향후 거취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수사당국조차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때부터 이 이사장이 유 전 회장의 도피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이사장은 유 전 회장과 '맑은 피로 정신과 영혼을 깨끗하게 만든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자문을 주고받는 사이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에서 헤마토(hemato)는 '혈액'을, 센트릭(centric)은 '중심의'를 뜻한다.
이 이사장은 포럼 형식으로 열리는 '구원파식 예배'에서 여러 번 강연자로 나선 것으로 전해져 구원파 안에서도 지도자급 인사로 거론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25일 체포한 한모씨 등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4명과 장남 유대균(44)씨의 자택관리인 이모(51)씨에 대해서도 전날 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도 4명은 유 전 회장의 도피에 필요한 물품을 전해주거나 차명 휴대폰을 마련해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자택관리인 이씨는 대균씨의 도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7명이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현재 전남 순천 주변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또 해당 지역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열어둔 채 유 전 회장의 각종 연고지도 수색하고 있다. 특히 유 전 회장이 다섯 살 때부터 정착했으며 구원파의 터를 잡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를 유력한 은신처 중 하나로 보고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의 구원파 교회와 일가 소유 주택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밤 인천 남구 소재 인천지검 앞에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 80여명이 모여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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