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조선 '세계 1위 위상' 흔들리나

금융위기후 수주실적 거의 없어… 빅3 잔량 모두 감소<br>中과 격차 좁혀져 1위 자리 내줄수도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조선업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수주가뭄이 이어지면서 6개월 동안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경쟁 국가인 중국과의 수주잔량 격차가 사상 최소로 좁혀지는 등 자칫하면 조선업 세계 1위의 자리를 중국에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수주잔량 감소는 조선업계가 먹고 살아갈 곳간이 비어가는 것이어서 수주가뭄이 장기화 할 경우 기존에 수주했던 물량이 모두 소화되는 2~3년 후에는 먹거리가 고갈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STX유럽의 수주실적을 포함하기 시작한 STX조선해양을 제외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상위 3사의 수주잔량이 모두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미국발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해 9월 수주잔량이 총 537척 642억 달러에 달했지만 지난 3월말에는 454척 562억 달러로 수주잔량 금액이 12.4%나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242척 490억 달러였던 수주잔량이 올 3월말에는 220척 470억 달러로 4%, 대우조선해양은 241척 449억 달러에서 211척 393억달러로 12.4% 줄었다.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수주실적이 거의 없기 때문. 실제 하락 폭이 가장 큰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7,500만 달러 규모의 잠수함 성능개선사업을 수주한 것이 전부다. 그나마 하락폭이 적은 삼성중공업은 올 초 6억8,000만 달러 규모의 LNG-FPSO를 수주한 것이 수주잔량 유지에 큰 힘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STX조선해양만은 수주잔량이 늘어나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318척 211억 달러에서 올 3월말 337척 240억 달러로 13.7% 증가해 국내 조선업계 '빅4' 중 유일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STX조선해양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이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최근 인수한 STX유럽이 올들어 쇄빙예인선과 군용수송함(총 8,500억원) 등 특수선을 잇달아 수주하며 선전했기 때문이다. STX그룹 한 관계자는 "다양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고급 기술력을 가진 STX유럽을 인수합병(M&A)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체제가 확보된 만큼 앞으로 수주경쟁력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상위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경쟁국인 중국과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세계적 조선부문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한국(34.8%)과 중국(32.2%)의 수주잔량 점유율 차이는 2.6%포인트로 사상 최소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지난 1999년 4월 한국(25.6%)과 중국(6.1%) 격차가 무려 20%포인트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이 턱 밑까지 다다른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예정된 기간에 정확하게 선박을 인도하는 반면, 중국 조선업계는 납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계상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수주가뭄이 이어진다면 중국 조선업계가 어부지리로 세계 1위의 수주잔량 국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