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북아 중심국’ 차근차근히

지난주 민족의 명절을 앞두고 온 국민의 마음이 들떠있던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부총리의 말이 하루아침에 허풍으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6월22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경제분야 전문가 60여명이 모여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비록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계획이 DJ정부를 마감하는 시기에 수립됐지만 앞으로 어떠한 정치일정에도 흔들림 없이 모든 국가역량을 결집해 반드시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 부총리의 발언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과 부산항ㆍ광양만을 주요거점으로 외국기업 중심의 경제특구를 만들고 물류ㆍ금융ㆍ서비스ㆍIT(정보기술)중심지화 등의 실천계획을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2003년 1월28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노무현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주요기업 구조조정본부장들만 모인 자리에서 “송도신도시를 국내기업이 중심이 된 연구개발 및 IT중심의 제조업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 원안은 송도를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 및 국제업무 거점지로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가 깜짝 놀랐다. 인수위가 서울 여의도와 명동에 금융중심단지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즉각적으로 반발한 것으로 볼 때 서울시와 사전 교감은 충분하지 못했던 듯 하다. 물론 인수위의 결정에 장점이 있고 정부 원안에 단점도 있다. 문제는 인수위가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오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동북아경제중심국가` 선포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동북아 경제 중심지는 우리끼리 선언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가정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한다. 2년여동안 다듬어진 동북아 경제 중심지화 전략이 몇몇 인수위원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수정되는 듯한 인상은 끝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신뢰를 얻기 힘들다. 동북아경제중심국가 전략은 우리나라를 경제 강국으로 키우자는 경제부흥 정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경학적으로 경제대국 일본과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호두까기기계(넛크래커)에 끼인 신세로의 전락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출발된 것이다. 선포식에 급급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의젓한 인수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한동수기자(산업부) best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